1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주말이 포함된 9~11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사이의 번호이동 건수(알뜰폰 제외)는 12만7천12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주일 전인 지난 2~4일 번호이동 건수 4만2천148건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업계의 셈법대로 주말 하루를 0.75일로 계산하면 이 기간 하루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5만851건이었다. 방통위가 시장과열 기준으로 삼는 1일 2만4천건의 2배를 훌쩍 넘은 것이다.
이동통신 시장은 이동통신 3사의 과잉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진 10월 번호이동 건수가 폭증했지만 이달 초 방통위가 엄벌 의지를 밝히면서 한때 급격히 냉각됐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자사 번호이동·알뜰폰 제외)의 10월 번호이동건수는 92만9천728건으로 9월에 비해 44.5%나 늘었다.
하지만 이경재 방통위원장이 지난 1일 국감에서 "사실 조사 후 지난번보다 훨씬 더 센 제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 직후인 2~4일에는 1주일전에 비해 번호이동 건수가 3분의 1로 줄었었다.
업계는 시장이 다시 과열되는 이유로 경쟁을 자극할 만한 요인이 규제 우려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5S·5C, 갤럭시노트3 등 신규 단말이 시장에 나왔지만 갤럭시S3, 갤럭시노트2 등 소진해야 할 기존 단말의 재고도 여전히 적지 않다"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제재를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장려금, 보조금을 쏟아부을 만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 수학능력시험 이후 첫 주말이었던 점도 시장 과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이 수능 직후 시점을 가입자 유치의 호기로 보고 보조금으로 고객을 유인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9~11일 각 이통사별 번호이동 경쟁에서는 한동안 순증세를 유지하던 LG유플러스가 순감세로 돌아서고 전주에 이어 SK텔레콤이 순증세를 보인 것이 눈에 띈다.
이 기간 LG유플러스의 가입자는 30명 순감했지만 SK텔레콤의 가입자는 826명 순증했다. CEO 사퇴와 검찰의 압수수색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KT는 796명 가입자가 줄어들며 순감세가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