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광부 구조 스토리 영화제작 논란

광부들, "로열티 사기당했다" 반발

3년전 광산 붕괴사고로 69일간 지하에 매몰됐다가 전원 구조된 칠레 광부 33명의 극적인 생환 스토리가 할리우드 영화로 제작될 예정인 가운데 광부들은 자신들의 권리가 침해당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10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매몰 당시 작업반장이었던 루이스 우르수아를 포함한 일부 광부들은 "변호사들에게 영화 제작에 따른 로열티를 사기당했고 칠레 사법시스템은 우리를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법적 논란의 핵심은 광부들이 보관해온 개인 일기와 매몰 후 첫 17일간의 알려지않은 얘기 등에 관한 장기적 권리를 누가 보유하느냐에 있다.


일부 광부들은 2010년 12월 체결한 초기 계약을 재협의하기를 바라고 있다.

우르수아가 주도하는 이들 광부는 수익의 일부를 배분받는 조건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영화화하는데 반대하지 았지만 칠레 로펌 및 투자자 그룹과 체결한 계약이 매몰 사건과 관련한 광부들의 장기적 권리와 판매 수익을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광부들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있다.

우르수아가 이끄는 광부들은 영어로만 작성된 계약서에 서명하도록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광부들은 계약서가 스페인어로도 작성됐으며 계약서에 서명한 것은 표결 결과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광부들의 반발에도 불구 멕시코계 미국인 패트리시아 리건이 감독을 맡고 안토니오 반데라스, 마틴 쉰이 출연한 영화는 이달 콜롬비아와 칠레에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니퍼 로페즈는 TV쇼 심사위원 일정과 겹친다는 이유로 배역을 포기했다.

광부들이 구조된 이후 직면한 어려움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아직도 다수가 악몽과 정신적 외상으로 고통받고 있고 거의 모두 안정적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게다가 칠레 정부는 혐의를 뒷받침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며 사고를 낸 산호세 광산의 소유주들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종료했다.

지난달 칠레 정부가 주최한 매몰 광부 생환 3주년 기념행사에는 33명 가운데 13명만 참석했다.

행사에 불참한 광부가운데 한 명인 마리오 세풀베다는 "축하할만한 일이 없다"며 "칠레의 사법 시스템은 쓸모없는 것이며 우리에 관한 영화와 책이 나오더라도 제3자 이익에 도움을 줄 뿐"이라고 비난했다.

33명의 광부들은 매몰 당시 사실상 식량이 전무한 극한 상태에서 주요 이슈에 대한 표결 결정, 12시간 교대 근무, 아침 기도모임, 최소한의 식사 배분 등을 유지하며 질서와 소통, 단결을 유지한 끝에 생환함으로써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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