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이 지난달 22일 정규 2집 앨범 ‘프린스’(Prince)를 발표했다.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넘쳐나는 시기에 앨범 전체에 단 한 트랙도 프로그래밍 사운드가 사용되지 않았다. 작사 작곡 편곡 모두 밴드 안에서 해결 했다는 것도 이번 앨범의 의미다.
무엇보다 이 앨범에서 가장 독특한 건 타이틀곡 ‘리코타 치즈 샐러드’다. 정규 1집 앨범 타이틀곡 ‘살 빼지 마요’에서 여자친구에게 “살 빼지 마요. 그대로 있어줘요”라고 외치던 소란은 ‘리코타 치즈 샐러드’에서 흔하지 않은 음식 이름을 쭉 나열했다.
“이런 사람 있으면 재미있겠다 싶었어요. 연애한다고 먹어보지 않았던 걸 걸 먹으러 다니는 남자. 좋아하는 사람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이에요. 처음엔 음식만 나열했는데 ‘너 없이도 좋았을까’가 들어가게 됐죠”
20여 종류의 음식 중에 ‘리코타 치즈 샐러드’가 제목이 된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가사를 쓰기 시작한 게 리코타 치즈 샐러드를 먹으면서였어요. 맛 자체가 남자끼리 먹을 수 없는 맛이고 여자랑 먹어야겠더라고요. 좀 더 잘 알려진 음식인 알리오 올리오로 갈까 했는데 영감을 준 음식이니까. 그 음식이 우리와 함께 떴으면 좋겠어요(웃음)”
남자마다 다르겠지만 노래에 등장하는 음식 중에는 생소한 것들이 꽤 있다. 실제로 가사를 쓴 고영배를 제외하고 다른 멤버들은 녹음까지 마친 뒤 리코타 치즈 샐러드를 처음 먹어봤다고. 이들은 “먹어본 뒤에 연주에 더 느낌이 살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소란의 음악을 만들 때 공감을 중요시 여기고 사소한 이야기들과 스치는 영감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이번에 샐러드도 그렇고 소재가 점점 더 사소해지는 거죠. 이번을 계기로 음식 노래의 대가 윤종신 선배님에게 소심하게 도전장을 내볼까 해요(웃음)”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앨범 전체에 묻어난 소란의 기발함은 공연에서 더 빛을 발한다. 이들의 공연에는 언제나 확실한 테마가 있고 라디오로 쌓아온 입담이 더해진다. 그간 3~8일씩 개최한 총 6번의 콘서트를 거의 다 매진시킨 힘이다.
“음악을 들려드리는 것 이상을 준비하는데 그걸 알아주시지 않았나 싶어요. 처음엔 19금 콘서트로 시작했고, ‘함성’, ‘동영상 촬영’ 등이 적힌 관객용 큐시트를 드리거나 ‘영화의 재구성’, 예능 따라잡기, 연말 시상식 콘셉트 등 정말 다양했어요”
소란은 오는 12월 27,28일 서울 마포 아트센터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진짜 콘서트다운 콘서트를 해볼까 한다”는 멤버들이니 기대해볼 만하다.
“소란의 공연은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어요(웃음) 이번 음반도 콘서트도 한 번 듣고 보시면 호감을 느끼실 거예요. 그런데 한 번 듣게 만드는 과정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조금만 찾아보시면 좋은 음악들이 많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