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선 중도좌파 우세 속 무소속 돌풍 예고

중도우파 후보는 갈수록 약세…17일 1차 투표로 승부 가려질지 관심

칠레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루어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중도좌파 후보의 우세와 무소속 후보의 약진으로 나타났다. 중도우파 후보는 갈수록 약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10일(현지시간)까지 나온 입소스(Ipsos) 등의 여론조사 결과를 집계하면 대선후보 선호도는 중도좌파 미첼 바첼레트(61·여) 35%, 중도우파 에벨린 마테이(59·여) 22%, 무소속 프랑코 파리시(46) 15%, 좌파 마르코 엔리케스-오미나미(40) 12%로 나왔다.

그러나 칠레 공공연구센터(CEP) 등의 예상득표율 조사에서는 바첼레트 47%, 마테이 14%, 파리시 11%, 엔리케스-오미나미 9%를 기록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파리시가 마테이를 추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세바스티안 피녜라 현 대통령에 이어 마테이를 내세워 집권 연장을 모색해온 중도우파 진영으로서는 참패를 면치 못하게 된다.

이번 대선에는 모두 9명의 후보가 출마한다. 바첼레트를 제외한 나머지 8명의 예상 득표율을 모두 합쳐도 40%를 넘지 못한다.

이에 따라 바첼레트가 과반 넘는 득표율로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3년 이래 치러진 칠레 대선에서 1차 투표로 승부가 결정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바첼레트는 중도좌파정당 연합체인 누에바 마요리아(Nueva Mayoria)의 후보다. 누에바 마요리아에는 사회당, 기독교민주당, 민주사회당, 급진당 등 4개 정당을 중심으로 중도좌파 정치세력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06∼2010년 바첼레트의 첫 집권 당시 중도좌파연합 콘세르타시온(Concertacion)을 확장한 것이다.

보수우파연합 알리안사(Alianza)의 후보인 마테이는 현 정부에서 노동장관을 지냈다. 알리안사는 독립민주연합(UDI)과 국가개혁당(RN)이 주축이다.

파리시는 칠레에서 '민중 경제학자'로 불린다. 칠레 정치에서 엘리트주의를 척결하겠다는 구호를 내세워 젊은 층의 표를 빠르게 흡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엔리케스-오미나미는 영화감독 출신으로 진보당(PRO)을 이끌고 있다.

대선 1차 투표일은 11월17일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1∼2위 후보가 12월15일 결선투표로 당선자를 가린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총선에서는 상원의원 38명 중 20명과 하원의원 120명 전원을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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