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필리핀에 각국 구호 손길 잇달아(종합2보)

EU·영국·러시아 등 지원 결정…교황 "실질적 도움 줘야" 당부

'슈퍼 태풍' 하이옌(Haiyan)이 필리핀 중남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사망·실종자가 1만2천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잇달아 구호 지원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은 10일 긴급 구호 기금으로 300만 유로(42억8천만원)를 필리핀에 제공키로 했다.

호세 마누엘 바로소 EU 집행위원장은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집행위가 필리핀 정부를 돕고자 팀을 파견했다면서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HCA)의 밸러리 에이머스 국장은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등 필리핀 내 유엔 기구들이 신속히 현지 생필품 지원과 재난 상황 평가 등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을 통한 애도 성명에서 필리핀이 겪은 대규모 인명손실과 국가 인프라 피해를 위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집전한 주일 미사에서 6만여명 신자와 함께 태풍 피해자를 위해 기도하며 "필리핀에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한다"고 당부했다. 필리핀은 국민의 80% 이상이 천주교를 믿는다.

이미 필리핀에 638만 달러(67억9천만원)를 긴급 지원한 영국은 최소 958만 달러(101억9천만원)의 구호금을 추가로 제공키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필리핀에 헬리콥터와 항공기 등 인양·수색 장비와 인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필리핀 현지에 구조대와 이동식 병원을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태풍 피해에 애도를 표하면서 즉각 구호지원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필리핀을 돕기 위해 양국이 합쳐 구호자금 49만 달러(약 5억2천만원)를 즉시 전달하고 추가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만도 20만 달러(2억1천여만원)을 구호기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수십년 내에 최강 규모로 꼽히는 태풍 하이옌은 8∼9일 필리핀 중남부 지역을 강타, 사망자 및 실종자가 모두 1만2천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지역에 거주하는 한국인 10여 명도 연락이 끊겨 현지 대사관이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필리핀 당국은 현장에 군 병력을 투입해 복구작업과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구조대 접근이 어렵거나 피해 상황이 확인되지 않은 곳이 많아 피해 규모가 더 늘어날 개연성도 크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HCA)도 필리핀 전역 36개 주에서 430만명이 태풍 피해에 영향을 받았다면서 사망자수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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