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101일만에 서울광장의 천막을 걷은 민주당은 이번 인사청문회를 잔뜩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주 국정감사 종료 직후인 8일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수사를 위한 ‘원샷특검’ 제안과 국회 보이콧에 이어 9일 장외집회와 12일 연석회의 출범으로 시민단체·종교계까지 아우르는 신(新)야권연대를 추진하는 등 대여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민주당이 ‘특검’과 ‘신야권연대’라는 승부수를 띄우면서 이번 인사청문회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여야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는 경남 마산인 출신 지역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거제 출신인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 같은 PK(부산·경남) 인사이자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독립성과 인사 편중 문제가 집중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직 서울중앙지법원장이 대통령 직속기구인 감사원 수장으로 직행하는 것 역시 3권분립과 사법부 독립 침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울러, 재신검을 거쳐 고도근시로 병역을 면제받은 경위와 아들의 전세자금에 대한 뒤늦은 증여세 납부, 위장전입 의혹 등 도덕성 문제에도 야당의 추궁이 이어질 전망이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기초연금 등 복지공약 후퇴 논란과 복지정책에 대한 전문성 문제가 관건이다.
문 후보자가 과거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계를 반대하는 등 현재 정부 정책과 배치되는 입장이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경제학자로서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아들에 물려준 예금 2700만원의 증여세를 후보자 지명 직후 납부한 점 등도 지적사항이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야당이 ‘채동욱 찍어내기’라고 일컫는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외압 의혹이라는 험난한 파고를 넘어야 한다.
또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자 역시 김기춘 실장과 같은 PK인사(경남 사천)에다 서울대 법대 후배라는 점도 타겟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김 후보자를 김기춘 실장, 정홍원 국무총리와 함께 ‘초원복집 3인방’이라고 지칭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초원복집 사건은 김기춘 실장이 199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초원복집에서 부산지역 기관장들과 만나 김영삼 당시 민자당 후보의 선거대책을 논의한 것이 통일국민당 정주영 후보 측의 도청에 의해 드러난 사건이다. 당시 정 총리는 서울지검 특수1부장, 김 후보자는 특수1부 검사로 도청 부분의 수사를 담당해 도청 실무자들과 도피자금을 준 정몽준 의원에게 징역 1년을 구형한 바 있다.
아들의 병역 면제와 재산 증식, 여수 등의 토지 매입 의혹 등도 검증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