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 심재덕씨 소개 눈길

"죽더라도 폐에 공기를 가득 채운 채 달리다가 죽고 싶습니다"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마라톤 풀코스를 210차례나 완주한 평범한 한국 회사원 심재덕(45·대우조선해양)씨의 이야기를 6면에 상세히 소개했다.

우선 심씨가 마라톤을 시작한 지 12년째인 2006년 5월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100마일(160km) 산악마라톤 대회의 우승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영어라고는 '물', '고맙다'는 말 외에는 전혀 못하는 무명의 심씨가 우승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당시 심씨는 비행기 값을 절약하기 위해 일본 동경과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미국에 도착한 뒤 이틀 뒤 대회에 출전해 17시간40분45초로 우승했다.

이런 심씨는 사실 마라톤이 거의 불가능한 호흡기 질환 환자다. 폐활량이 일반인의 69.5%에 불과해 항상 입을 벌리고 생활해왔다.


수술을 받으라는 의사의 권고를 뿌리치고 1993년부터 기관지 확장증을 치료하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뛰기만 하면 코피를 쏟고 가슴이 터질 정도로 정상인보다 몸 상태가 나빴지만 1995년부터 마라톤에 출전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210차례나 완주했다.

이 가운데 42.195㎞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서브-3'(sub-3)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단 3차례에 불과하다. 지금은 폐활량도 정상 수준으로 많아졌다. 다만 후각은 되살아나지 못했다.

그는 후각을 거의 상실해 마라톤 대회 당일에는 주변 선수들에게 자신이 싸온 음식이 상했는지를 매번 물어보곤 한다.

그는 마라톤을 시작한 지 14년뒤인 2009년 서브-3 100회를 달성했다. 이후 불과 4년만에 추가로 100회를 더 채웠다.

이와 함께 이 신문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옹이 마라톤 금메달을 따낸 것은 한국인의 자랑이라고 소개했다.

마라톤 선수층이 옅어 마라톤 약체인 한국은 황영조 선수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고 전했다.

이후 1997년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겪으면서 일반인 사이에도 등산과 마라톤이 엄청나게 확산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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