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 '뇌물 스캔들' 확산…장성급도 조사

싱가포르 선박관리업체와 정보교환, 뇌물·매춘 상납 의혹

미국 해군이 선박관리 용역 업체와 관련한 거액의 뇌물 수수 및 성 상납 의혹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장성급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미국 해군의 뇌물 수수 의혹이 확대돼 해군 정보 파트를 통솔하는 테드 브랜치 중장과 브루스 러브리스 소장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와 해군은 이들 장성이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조사가 끝날 때까지 비밀 정보에 대한 접근권까지 박탈된 점으로 미뤄 부당하게 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설명했다.

앞서 미국 연방 검찰은 지난 9월 싱가포르의 선박관리 용역 업체인 글렌디펜스마린아시아의 레너드 프랜시스 사장과 7함대 소속 구축함 함장으로 복무한 마이클 미시위츠 중령, 해군범죄수사국(NCIS) 존 벨리보 수사관 등 3명을 체포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해군 함정이 항구에 정박했을 때 연료와 음식, 물을 공급하고 예인선, 관세, 청소 업무 등을 처리해주는 글렌디펜스마린아시아와 말레이시아 국적의 프랜시스 사장은 1천만달러 이상의 비용을 과다 청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해군과 2011년 이후에만 2억달러 상당의 계약을 체결해 사기 액수는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 출신으로 6세 때 미국 대사관 직원에게 입양된 미시위츠 중령은 7함대 사령부 작전참모부에 있을 때 군함의 이동과 정박할 항구에 관한 비밀 정보를 프랜시스 사장에게 알려주고 그 대가로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벨리보 수사관은 2010년 NCIS가 글렌디펜스마린아시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이후 정기적으로 프랜시스 사장에게 수사 상황을 전달한 혐의다.

이 회사는 해군 장교 등에게 매춘 여성들의 에스코트 서비스까지 제공해 성 상납 의혹도 뒤따르고 있다.

파문이 확산하자 해군은 글렌디펜스마린아시아와 체결한 주요 계약을 취소했다.

해군 대변인인 존 커비 소장은 최근 조사가 시작된 두 장성에 대한 모종의 의혹은 장군으로 승진하기 전에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해군 장교들도 이번 스캔들에 연루돼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브랜치 또는 러브리스 장군이 프랜시스 사장과 잘 아는 사이인지는 불명확하지만, 둘 다 아시아 지역에 배치돼 복무한 경력이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해군이 이번 일로 1991년 라스베이거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해군 조종사 모임에서 80명의 여군이 술에 취한 조종사들에게 성희롱 또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데서 비롯된 '테일훅 스캔들'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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