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빗속 집회 잇따라…"해도해도 너무한 정부"

주말 민주노총 전국 노동자 대회 이틀간 이어질 예정

주말인 9일 비가 오는 가운데 서울 도심 곳곳에서 '비정규직 철폐' 노동자 집회와 '국가정보원 규탄' 집회가 열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부터 이틀간 전국 노동자 대회를 개최한다.

이에 따라 오후 7시부터 여의도 문화마당에서는 민주노총 비정규직 철폐 전국 노동자 대회가 열렸다.

오후에 도심 곳곳에서 집회 및 행진을 벌인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도 저녁이 되자 속속들이 이곳에 합류했다.

문화마당에는 이틀에 걸친 노동박람회를 위한 다양한 단체들의 부스가 설치됐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5000여 명의 조합원은 지난달 3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조합원을 추모하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 및 노동 탄압 중단을 외쳤다.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은 "재벌과 정권의 노동탄압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가 고통받는 세상"이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 한 자리에 모여 뜻을 모으자"고 말했다.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은 "9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언제 일해도 올라갈지 모르는 최저임금과 상시적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정부에 대해 "시간제 일자리 등 불안정한 일자리만 늘리면서 이를 '양질의 일자리'라고 거짓말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같은 시각 서울광장에서는 국정원 시국회의가 열려 1만여 명(경찰 추산 2000여 명)의 시민이 내리는 비도 아랑곳않고 촛불을 들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 총체적으로 이뤄졌다는 진상이 폭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박근용 사무처장은 "온건한 시민조차도 '해도해도 너무하지 않느냐'며 거리 행진에 나서는 상황이다"라면서 "지난 7월부터 국정원 특검으로 진상 규명할 것을 요구해왔지만 아직까지 답이 없다"고 규탄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에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이 서울역광장에서 사전집회를 갖고 4시에 독립광장까지 행진했다.

학비노조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전체 비정규직의 절반"이라며 호봉제와 급식비 등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유기홍 의원과 윤관석 의원,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 등도 집회에 참석해 "노동자를 국민으로 보지 않는 정부"라며 비정규직 대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와 국정원 공안탑압 규탄대책위는 오후 4시부터 각각 훈련원공원과 서울역광장에서 서울광장으로 행진을 하며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을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정현백 공동대표를 비롯해 500여 명이 행진하며 "'워터게이트'보다도 심각한 민주주의 탄압 상황"이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대책위의 '민주파괴 박근혜 아웃 토요행진'에 참여한 통합진보당 이정희 의원은 "시키는대로 하지 않는다고 검찰총장을 잘라내고 야당 해산청구까지 하는 박근혜 정권은 반민주 독재정권"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날 저녁 서울광장 맞은편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는 대한민국재향경우회 소속 3500여 명(경찰 추산 1000여 명)이 '반국가 종북세력 척결 국민대회'를 열고 맞불집회를 벌였다.

민주당도 앞서 오후 6시 서울광장에서 정부 규탄 집회를 가졌다.

이날 하루 종일 도심 곳곳에서 벌어진 행진 등으로 인해 일대 교통이 한 때 정체를 빚기도 했으나 큰 불편은 없었다.

민주노총의 전국 노동자 대회는 이날 오후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마무리된 뒤, 금속노조 조합원 2000여 명이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최종범 열사 추모제를 갖고 다음날인 10일 집회까지 이어 노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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