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던 실업률은 다시 약간 올라갔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실업률이 7.3%를 기록해 9월의 7.2%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치와 대체로 엇비슷한 수치다.
미국 실업률은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8% 이상의 고공행진을 지속하다 지난해 11월부터 2개월 연속 7.8%로 떨어졌다.
이어 올해 1월 7.9%로 다시 올라갔으나 2월 7.7%, 3월 7.6%, 4월 7.5%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갔고 5월과 6월에는 각각 7.6%를 보였다가 7월 7.4%, 8월 7.3%로 내려갔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08년 11월 이후 4년10개월 만에 기록했던 가장 낮은 실업률 수치가 한 달 만에 소폭 반등한 것이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의 일자리는 20만4천개 늘었다.
지난달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선전한 것이고 시장 예측치(12만5천개)도 8만개 가까이 상회하는 것이다.
정부 부문은 셧다운으로 8천개 줄었지만 민간 부분이 2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해 이를 상쇄했다.
8∼9월 만들어진 일자리도 노동부가 애초 발표했던 것보다 6만개 더 늘어난 것으로 수정됨으로써 셧다운을 전후해 노동 시장이 완전히 풀죽지는 않았음을 보여줬다.
어쨌거나 셧다운 사태와 채무 한도 재조정 협상 난항에 따른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실제 경제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노동부는 "셧다운이 민간 등의 고용에 미친 유의미한 영향(discernible impact)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일자리가 기대 이상으로 늘면서 12개월 평균 일자리 창출 건수도 19만개를 기록했고 3개월 평균치도 5∼7월 14만6천개에서 8∼10월 20만2천개로 월평균 5만6천개나 증가했다.
나쁜 소식도 있다. 최근 고용 상황에 실망해 구직을 아예 포기한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취업 연령대 인구 가운데 일자리를 갖고 있거나 찾고 있는 사람의 비율을 의미하는 노동 참가율은 62.8%로 전월(63.2%) 대비 0.4%포인트 하락하면서 1978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공식 실업자 수는 1천127만명으로 약간 늘었고 노동력에서 아예 떨어져 나간 사람도 93만2천명으로 뛰었다.
기대 이상의 고용 실적에도 소비 지출이 줄어드는 점 등을 감안하면 4분기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고용이 예상보다 늘기는 했지만 대부분 외식·식음료 및 소매 업종에서 생긴 것으로 연말 세일 시즌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고용을 늘렸을 공산이 크다"며 "일자리의 질적인 측면에서 아주 좋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정치권발 불확실성이 연말연시에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12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행 월 850억달러 수준인 양적완화(QE) 규모를 축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는 연준이 일러야 내년 3월 이후 테이퍼링(tapering·자산 매입 축소)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 교수는 "옐런 의장 지명자 청문회가 내주부터 진행되는데다 한 달 고용 상황이 나아졌다고 경기 전망이 급격히 바뀌는 것은 아니어서 내달 축소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