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본인의 점수가 어느 정도 위치인지, 몇 등급이 나올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는 설명이다.
8일 대전 서구의 한 고등학교.
오모(18) 군은 수능이 어려웠던 데다 B형을 택한 수학과 영어 성적이 평소보다 안 나왔다며 울상을 지었다.
정시보다는 수시 2차에 주력해야 될 것 같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오 군은 "정보가 많이 없어서 계획을 짜기가 너무 어렵다. 수시 2차도 잘 쓸 수 있을지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수시 1차에 지원한 이모(18) 군은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제대로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이 군이 지원한 대학은 '합4', 그러니까 국어, 수학, 영어 등급을 합쳐서 '4'가 나와야 된다. 2과목 이상 1등급을 받아야 된다는 뜻이다.
문제는 등급 커트라인이 예년처럼 응시자 전체가 아닌 이 군과 같은 'B형'을 택한 학생들끼리 나뉜다는 것.
B형의 경우 상위권 학생들이 몰린데다 응시자 수도 적어 등급 컷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이 군은 "이번에 수리 B형을 (전체 응시자의) 25%밖에 안 봤다고 하는데 등급 경쟁이 너무 치열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채점을 하긴 했지만 정확히 몇 등급이 나올지는 성적표를 받아들기 전까진 모르는 상황이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 군의 담임교사는 "지난해 수능과 직접 비교가 어려운데다 등급 컷을 잡기가 어려워 등급 경계선상에 놓인 학생들을 지도하기가 특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작은 점수 차로도 등급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시 1차를 본 학생들 가운데 안타깝게 최저등급 충족을 못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진학지도보다도 아이들을 추스르는데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영어의 경우 지난 6월, 9월 모의평가를 거치면서 B형을 응시했던 학생들이 대거 A형으로 지원, A·B형 응시집단 자체가 크게 변해 등급 컷을 잡기가 난감한 상태다.
입시업체들마저 표준 점수나 등급 예측을 자신 있게 내놓지 못하는 상황.
수능 성적이 통지되는 오는 27일까지 수험생들은 적지 않은 혼란을 겪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