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클리어 美태평양군사령관, 아·태 전략 재정립 강조

"집단안전보장기구 없어 집단안보 불분명해질 수 있어"

새뮤얼 로클리어(59) 미국 태평양군사령부(PACOM) 사령관이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안보 전략 재정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로클리어 사령관은 7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CGA) 초청 강연회에서 "미국이 중동문제에 관심을 쏟는 사이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장기적인 안보 문제가 대두됐다"며 "미국의 국익과 외교정책 목표 사이에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안보 환경을 새롭게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미국 대사를 지낸 이보 댈더 CCGA 의장과 미군 관계자, '보잉' 등 군수업계 관계자, 정치·정책 전문가, 대학생 등 총 2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로클리어 사령관은 "최근 한 방송사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의 38%가 9·11 이전보다 더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며 안보 재확립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사회·문화·경제·지정학적으로 매우 독특한 개성을 지닌 국가들의 집합체"라면서 "국가간 긴장 관계 형성과 경쟁은 물론 기후변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 일본의 쓰나미와 같은 천재지변, 인권·테러·약물·에너지 문제 등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 비중 있게 포함돼 있고 군사력과 경제력이 급상승하고 있다"며 미국이 주요 관심을 되돌려야 할 대상이라고 역설했다.

로클리어 사령관은 북한 김씨 일가의 제3세대 독재자에 의한 핵개발과 도발적이고 호전적인 행위는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 정세는 물론 세계 안보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도와 중국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고 군사적으로도 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 사이의 긴장감 고조도 미국이 주시해야 할 문제로 손꼽았다.

로클리어 사령관은 이 지역에는 나토 같은 집단안전보장기구가 없어 관계를 유지하게 하고 충돌시 문제해결을 돕는 장치가 없다면서 때문에 영역 갈등, 경쟁, 세력 균형을 잘 조절하지 못하면 집단 안보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함께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복원력 있는 관계를 구축하고 미국에 평화와 희망, 장기적인 이익을 안겨줄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안보와 외교정책 목표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고 도전 과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한 청중으로부터 "북한의 위협을 어느 정도로 느끼고 있나"하는 질문을 받은 로클리어 사령관은 "북한은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마도 미국이 큰 어려움 없이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했다.

북한의 핵 공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김정은이 무슨 일을 할지는 전혀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만일 사태를 위해 북한의 공격 능력을 최대치로 가정하고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클리어 사령관은 행사 말미에 군이 해야 할 일로 나라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을 꼽으면서 "군이 제 기능을 활발히 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보가 필수다. 국민은 절약을 통해 군사 계획이 충실히 이행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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