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해방기구, 아라파트 사망 국제조사 요구

"사람이 아닌 국가가 저지른 범죄"…이스라엘 배후 의심

지난 2004년 사망한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독살 의혹이 제기되자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이스라엘을 그 배후로 의심하며 국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PLO 집행위원인 와셀 아부 유세프는 8일(현지시간) "아라파트 유해 조사 결과 그의 사망은 폴로늄 중독에 따른 독살로 드러났다"며 "이 범죄는 개인이 아닌, 국가가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그는 이어 "아라파트의 살해 사건을 조사할 국제 위원회가 구성돼야한다"고 강조했다.

PLO의 다른 집행위원인 카이스 압드 알카림은 이 보고서를 계기로 아라파트 사망 사건을 독립적이고 국제적으로 믿을 수 있는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알카림 위원은 또 "이런 범죄를 저지를 수단과 동기를 보유한 곳은 이스라엘뿐"이라며 이스라엘의 독살 배후설을 제기했다.

PLO 위원들의 이러한 발언은 스위스 방사선 전문가들이 조사한 아라파트 유해의 늑골과 골반 등에서 정상치의 최소 18배에 이르는 방사성 물질 폴로늄-210이 검출됐다는 보고서 내용이 공개되고 나서 나온 것이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끄는 파타당의 중앙위원회도 이 보고서 내용을 놓고 논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아라파트 사망 사건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아라파트 사망 당시 이스라엘 총리였던 아리엘 샤론의 한 최측근은 "샤론은 당시 아라파트에게 어떠한 위해도 가하지 말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아라파트는 2002~2004년 이스라엘군이 포위한 무카타(자치정부 청사)에서 사실상 구금 상태로 지냈다.

이 측근은 "샤론은 무카타 내부에서 생활하는 아라파트가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사살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아라파트는 구금 생활 이후 구토와 복통 증세를 보이다가 75세이던 2004년 11월 프랑스 파리의 군(軍)병원에 입원한 뒤 갑자기 병세가 악화해 숨졌다.

당시 아라파트의 부인인 수하 여사의 요청으로 부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라파트의 직접적 사인은 심장마비지만 프랑스 의료진은 그가 죽기 몇 주 전 동안 앓았던 병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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