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내년 상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되던 양적완화 축소 문제가 다시 논의되는 것 아닌가하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성장률의 내용을 뜯어보면 미국경제가 지표상의 수치만큼 그렇게 좋은 상황만은 아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을 견인한 일등 공신은 기업의 재고다. 성장률을 0.8% 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기업들이 연말 매출증가를 예상하고 미리 상품을 대량 생산해 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고는 창고에 쌓여 있는 것으로, 지표에는 반영됐지만 실물에서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성장이다. 연말에 실제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업의 부담으로 남게 된다.
또한, 미국 경제의 70%를 떠받치는 소비지출이 1.5% 증가에 그치면서 3년 반만에 최저를 기록한 것도 문제다. 특히 1분기 2.3%, 2분기 1.8%에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세가 둔화되는 점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향후 경기를 짐작할 수 있는 기업 설비투자는 더 심각하다. 3분기에 -3.7%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 감소세를 보였다.
올 들어 미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하반기에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향후 경기를 예측해 볼 수 있는 각종 지표는 오히려 다시 위축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하반기에는 잠재성장률에 근접하는 3%대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접어야 할 수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4분기 성장률이 2%대에 거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달 16일 간의 연방정부 폐쇄가 반영되는 것만으로도 성장률은 상당 폭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날 미국의 주가지수들이 깜짝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큰 폭 하락한 것도 이런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미국 경제의 이같은 흐름은 양적완화 정책이 최소한 올 연말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