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방송 프로그램 '뉴스나이트'는 6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파키스탄 당국자 등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뉴스나이트에 따르면 사우디는 '원하기만 하면'(at will) 파키스탄으로부터 핵무기를 획득할 수 있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다.
나토의 한 고위 인사는 파키스탄이 사우디를 대신해 제작한 핵무기가 현재 인도 대기 상태에 있다는 내용의 첩보 보고서를 봤다고 이 방송에 전했다.
파키스탄의 전직 정보당국 관계자도 "파키스탄은 사우디가 언제든 즉시 인도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전제로 어느 정도의 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 사우디는 시아파의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과 중동 지역의 패권을 놓고 오랫동안 경쟁해 왔다.
이 때문에 이란이 핵무기를 확보하면 사우디도 핵 보유에 나서는 등 역내 핵 군비 경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스라엘군의 아모스 야들린 전 정보부 부장은 지난달 스웨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면 사우디는 한 달도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며 "파키스탄으로 가서 필요한 것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BBC는 또 사우디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이 지난 2009년 데니스 로스 당시 백악관 중동담당 특별보좌관을 만나 이란이 '문턱을 넘으면' 자신들도 핵무기를 가지겠다고 경고했다고 언급했다.
사우디는 이후에도 미국을 향해 여러 차례 핵보유 의사를 시사했다고 BBC는 덧붙였다.
사우디와 파키스탄 정부는 이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