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파트 유해서 발견된 '폴로늄-210'은(종합)

고(故)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유해에서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210'이 발견되면서 그가 독살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폴로늄-210은 러시아 정보부 직원이었다가 나중에 반체제 인사로 변신한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2006년 영국 런던에서 급사했을 때 사인으로 지목되며 관심을 끌었다. 리트비넨코의 행적을 추적한 결과 그가 방문했던 런던과 러시아의 여러 곳에서 이 물질이 발견됐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인체와 동물 실험을 한 결과 폴로늄-210에 중독되면 다른 방사성 물질과 비슷하게 구토와 설사, 탈모, 백혈구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이 물질은 신체 내부에 조금만 들어가도 혈관으로 침투해 혈구에 충격을 주고 간과 신장 등 주요 기관을 손상한 뒤 마지막에 심장을 공격한다. 중독성 쇼크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폴로늄-210의 단 50ng(나노그램, 10억분의 1g) 복용 또는 10ng의 흡입은 생명까지 위태롭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이 물질 1g만으로도 약 1천만명을 숨지게 할 수도 있다.

폴로늄은 자연적으로 생성되기는 하지만 살상을 위한 목적으로 충분한 양이 필요할 때는 전문적 지식을 갖춘 사람과 원자로, 입자가속기와 같은 복잡한 연구 시설과 장비가 필요하다.

의료연구·방사능 전문가인 더들리 굿헤드 교수는 "누군가 (폴로늄-210으로) 독살하려 한다면 다량이 필요하고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인공적인 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안으로 상업용 공급업자로부터 폴로늄을 구입할 수도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폴로늄-210은 방사성 물질 우라늄을 포함하고 있는 바위에서 축출할 수 있으며 라듐-226의 화학 작용을 거쳐 분리해 낼 수 있다.

영국 서리대학의 물리학과 교수 필립 워커는 "폴로늄-210은 이를 복용한 사람에게서 확인하기가 어려운 물질"이라고 말했다.

폴로늄은 19세기 말 퀴리 부부가 발견한 원소로 수십 개의 동위원소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흔한 원소가 '폴로늄-210'이다. 부인인 마리 퀴리의 모국인 '폴란드'의 라틴어 발음을 따 이 이름이 지어졌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폴로늄은 농도가 매우 옅어 원자로에서 인공 생산되기도 하며 합법적인 산업용도로 사용된다.

정전기 통제나 인공위성의 전력에 필요한 발열 공급원으로도 이용된다.

흙과 대기는 물론 사람 몸속에도 극소량 존재하며 신체 바깥에 있을 때는 해가 없다.

그러나 몸에 다량이 들어가면 내부 조직과 기관에 치명적 피해를 줄 수 있다.

다만, 이 물질은 피부를 직접 통과할 수 없으며 복용 또는 흡입으로 신체에 들어갔을 때 영향을 끼친다. 이론상 이 물질은 소변과 대변, 땀을 통해 접촉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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