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경찰, 공영방송사 점거 노조원 기습해산

그리스 경찰이 7일(현지시간) 5개월 전에 정부가 폐쇄한 공영방송사 ERT 본사에서 점거시위를 벌이던 노조원들을 강제로 해산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4시20분께 아테네 북부 ERT 본사에 기습적으로 진압작전을 개시해 건물 안에 있던 노조원 50여명을 강제로 끌어냈다.


경찰은 또 니코스 침비다스 ERT 노조위원장 등 4명을 공공기관 불법 점검 등의 혐의를 적용해 연행했다.

정부는 지난 6월11일 긴축정책의 하나로 ERT를 기습적으로 폐쇄해 직원 2천656명이 해고됐다. 사전 통보도 없이 해고된 직원들은 본사를 점거하는 시위에 들어가 인터넷과 위성을 통해 지금까지 방송을 내보냈다.

이날 경찰은 최루탄을 사용했으나 강제 해산 과정에서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RT 노조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ERT 노동자들이 4개월 넘게 싸워 온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를 위한 투쟁이 가장 중대한 국면을 맞았다"며 시민에게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서달라"고 지지를 촉구했다.

경찰의 진압 소식이 전해지자 ERT 본사 앞에 시민 200여명이 모여 해산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ERT 본사의 출입을 전면 통제해 기자들도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으나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소속 의원 8명의 진입은 허용했다.

정부는 지난 6월 비효율적인 ERT를 폐쇄하고 새로운 공영방송을 만들겠다고 밝히자 연립정부에 참여한 소수정당인 민주좌파가 이에 반대해 연정에서 탈퇴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그리스는 지난 7월부터 임시 공영방송사 DT를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에 신규 공영방송사 NERIT(New Greek Radio, Internet and Television)를 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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