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준별 수능 시행으로 상위권은 높은 등급 지키기 더 어려워질 수 있어 고난도 문제 1개가 등급을 바꾸고 나아가 대입 당락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됐다.
이번에 국어영역은 1점 배점이 없어졌기 때문에 3점짜리 고난도 문항 한 개를 놓치면 다른 문제에서 자칫 실수했다간 등급이 한단계 내려갈 수 있다.
A형의 경우 콤팩트디스크(CD) 드라이브 구동장치의 원리를 설명한 지문에 달린 30번이 자연계 최상위권을 변별할 최고난도로 꼽혔다. 지문에서 제시된 개념을 구체적인 상황에 적용하도록 하는 까다로운 문제였다.
B형은 진자의 진동시험을 통한 지구 전향력 확인법 지문에 붙는 27번이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됐다. B형은 주로 인문계 학생이 보기 때문에 과학 제시문을 풀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으로 평가되는 수학영역은 A/B형 모두 2문항 정도가 1등급 여부를 판단할 핵심으로 평가됐다.
A형은 함수의 연속성을 묻는 28번과 지수함수 그래프를 이용해 격자점을 찾는 30번이 푸는데 시간을 요하는 고난도 문항으로 나타났다.
B형은 마지막 두 개 문항이 의·치·한의예과를 지망하는 최상위권을 변별할 문항으로 뽑혔다.
29번은 벡터를 활용해 공간도형에 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으로 신유형인데다 접근방법이 까다로워 푸는 데 상당한 시간을 요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30번은 미분개념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였다.
유제숙 한영고 교사는 "B형 29∼30번은 4점짜리 문항이라 지난해 원점수 기준 1등급 커트라인이 92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 두 문제를 풀어야 1등급 유지가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영역은 학생들이 까다로워하는 빈칸추론 문제 중 EBS와 연계되지 않은 문항에서 변별력이 있었다.
A형의 34번과 B형의 33∼36번이 대표적이다.
특히 B형의 진화심리학 지문인 34번과 이과적 개념은 담은 35번은 두세 번 읽었을 때 의미가 정확히 잡히지 않고 개념이 생소해 많은 학생이 상당히 시간을 들였을 정도의 최고난도 문제였다.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선택지도 짧은 어구가 아니라 하나의 문장이나 긴 어구이고 지문도 기초학술 용어를 모르거나 인문·사회·과학·문학 등의 개념을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중위권 학생은 풀기 굉장히 까다로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