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120회로 기획된 ‘오로라공주’는 지난 9월, 임성한 작가의 요구에 따라 30회를 추가연장한 바 있다. 하지만 ‘오로라공주’의 내용이 상식선을 떠나 엽기호러물로 변질돼 가고 있는 상황에서 MBC가 이같은 임성한 작가의 요구를 수용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오로라공주’의 한 관계자는 “임성한 작가가 풀어낼 얘기가 많다며 50회 연장을 요구했다”라며 “일부 배우들의 경우 후속 스케줄을 이유로 연장을 반대해 연장안이 수용될지 관심사다. 또 연장에 반대했던 배우들이 어떤 방식으로 하차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문제는 임성한 작가의 막무가내식 주인공 하차 방식에 대한 시청자들의 거부감이다. 극중 박지영의 모친 왕여옥 역으로 출연 중인 임예진의 경우 지난 6일 방송분에서 유체이탈을 경험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왕여옥은 남몰래 사랑을 키워온 연하의 영화감독 윤해기(김세민 분)와 애정여행을 떠나기 직전, 거울을 보다 텅빈 거울을 보고 경악한다.
이어 방으로 뛰어들어 온 왕여옥은 무엇인가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방송이 마무리됐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체이탈을 겪은 왕여옥은 8일 방송에서 혼령에 씌워 병원으로 이송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저녁 7시 30분에 방송되는 가족드라마에서 엽기호러물이 공공연하게 전파를 탄 셈이다.
임성한 작가의 기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극 초반 남자주인공 황마마(오창석 분)의 세 누나가 황마마를 위해 불경과 주기도문을 섞은 기도를 하는 장면, 주인공 오로라가 점쟁이를 찾아가 자신이 키우는 개 떡대의 사주를 보는 장면을 비롯, 오로라의 친부 오대산(변희봉 분)이 유체이탈을 하는 장면 등, 무속에 기반한 내용이 연이어 방송됐다.
6일 방송에서는 혈액암에 걸린 설설희(서하준 분)가 “암세포도 생명인데 죽이면 안된다”라는 허무맹랑한 대사로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이외에도 자신의 조카로 알려진 노다지 역의 백옥담 비중문제, 대사로 타사 드라마 비난하기 등 드라마를 자신의 사유물처럼 여기는 기행이 계속됐다.
일반적으로 드라마 대본이 상식선에서 벗어날 경우 현장에서 감독이 수정하지만 ‘오로라공주’의 경우 토씨하나 빼놓지 않고 임성한 작가의 대본대로 촬영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 공영방송인 MBC가 시청률을 위해 임성한 작가의 눈치를 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임성한 작가의 정확한 원고료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05년 드라마 ‘하늘이시여’ 집필 당시 회당 1000만원(60분 기준)을 받았으나 드라마가 인기를 모으면서 40회부터 회당 2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작가들의 고료 상승세를 감안, 임작가의 회당 고료가 3~4000만원 수준이라고 가정한다면 200회 종영시 엄청난 원고료를 받게 된다. 과연 ‘오로라공주’가 그만한 가치가 있는 드라마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