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267곳의 고사장 중 하나인 서울 종로구 풍문여자고등학교 교문 앞은 오전 7시를 넘어서자 참고서와 도시락을 손에 든 수험생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친구와 손을 잡고 수험장을 향하던 이화여자고등학교 배상지(18·여) 양은 "생각보다 많이 떨리지 않는다. 오히려 시험날이 다가오니 담담해졌다"며 웃었다.
또 다른 수험생은 "많이 떨리고 설레지만 빨리 보고 싶다"며 "지금까지 고생했는데 여기에서 마무리 짓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시험장으로 보내고도 쉽게 발을 떼지 못했다. 지난 1년 동안 자녀들과 함께 수험생활을 견딘 학부모들은 교문 앞에 삼삼오오 서서 시험장 앞을 지켰다.
후배들은 '인서울로 꺼져', '밥값할 때가 왔다' 등 톡톡 튀는 응원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광고음악이나 유행가를 개사해 부르며 선배들의 힘을 북돋았다.
한 카페체인점은 트럭으로 이동식 카페를 차려 수험생들에게 따듯한 커피를 대접했고, 힙합 댄스퍼포먼스 팀인 B-School은 즉석 거리 공연을 펼쳐 수험생들의 긴장을 녹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