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 "이제 나이는 괄호하고 안 써 주셔도 돼요"

<노컷인터뷰>MBC 드라마 ''궁''으로 2년만에 브라운관 컴백한 김혜자

김혜자
43년.

1963년 KBS 공채 탤런트 1기로 연기자의 길에 첫발을 내딛은 김혜자의 연기 인생 기간이다. 인생의 3분의 2를 대중 앞에서 보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연기자의 길을 걸으면서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신뢰를 줘 온 김혜자.

연기에 대한 김혜자의 자존심은 "주인공 아니면 작품에 출연하지 않는다"는 그의 말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런 그가 ''조연''으로 2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드라마 ''궁''에서 황태후 역할로 2년만에 안방 극장 복귀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MBC 새 수목극 ''''궁''''(인은아 극본, 황인뢰 연출)의 제작발표회. 2004년 11월 SBS 창사특집극 ''''홍소장의 가을'''' 이후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감췄던 김혜자가 오랜만에 드라마 제작발표회 자리에 참석했다. 그것도 곱디 고운 궁중 한복을 차려입고 말이다. 아마도 자신의 기억으로도 이런 적은 처음이란다. 그리고 화려하고 거대하게 달라진 제작 발표회 현장이 무척 낯설게 느껴진다고 연신 ''아이 참 어색하네''소리를 연신 해댄다.

대한민국을 입헌군주국으로 가정하고 왕족과 평민 간의 사랑 얘기를 그린 이 드라마에서 그는 황태후 역할을 맡았다. 주연이 아닌 조연이다. 김혜자는 "원래는 주연이 아니면 잘 출연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처럼 어지간해서 조연으로 잘 나서지 않는 그가 평소와 다른 선택을 한 것이다.


김혜자가 이런 작품 기준을 정해 둔 것은 작가들에 대한 생각 때문이다. 김혜자는 "빛나는 조연 역을 잘 표현할 줄 아는 작가라면 조연이라도 출연하겠지만 방송작가 가운데 몇 명을 빼고는 그리 믿을 만 하지 않다"는 거침없는 소신을 피력했다.

이 대목에서 언급한 드라마가 김수현 작가의 ''홍소장의 가을''이다. 김수현 작가에 대한 믿음 때문일까.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유난히 김수현 작가의 작품이 많다. 국민드라마 ''사랑이 뭐길래''(1992)가 그랬고 ''모래성''(1998)도 김 작가의 작품이다.

내가 조연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황인뢰 감독에 대한 신뢰 탓

''''주인공 아니면 안한다''''는 그가 한번도 함께 작업해 보지 않은 인은아 작가의 드라마에 선뜻 합류하게 된 것은 우선 황인뢰 감독이 준 신뢰 때문이다.

궁 출연진
"황 감독은 배우의 매력 포인트를 잘 끌어내 연기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다. 그간 작품을 많이 고르다 이 작품을 받아들고 황 감독에게 이 작품을 내가 꼭 해야 할 이유를 물었더니 황 감독이 ''이 드라마를 통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내 역할이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의미를 줄 수 있다는 말에 더 이상 토달지 않고 승낙했다."

또 젊고 패기 넘치는 신인 연기자들에 대한 믿음과 인은아 작가에 대한 긍정적 인상도 그가 이번 출연을 결심하게 된 요인이다.

김혜자가 맡은 황태후는 궁의 제일 윗사람으로 왕가의 권위를 세우면서도 세속적인 즐거움 역시 천시하지 않는 인물이다. 이런 황태후의 인물상은 왕세자가 평민을 아내로 맞으려는 상황에서 이를 적극 지지하고, 혼자 방안에서 몰래 오락 프로그램을 보며 박장대소하는 모습을 통해 그려질 예정이다.

그가 이번에 맡은 역할은 ''''대한민국 대표 어머니상''''이라는 뿌리 깊은 그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모습. 하지만 사실 김혜자는 ''''어머니상''''이라는 수식어를 싫어한다. 그는 ''''그렇게 붙일 수식어가 없는지 항상 같은 말만 쓴다"며 기자들에게 ''''질책''''의 말까지 던졌다. 연기자 이름에 나이를 병기하는 기자들의 관습적인 패턴에도 일침을 가한다. "오랜경력의 연기자에게 굳이 나이를 붙일 필요가 없다. 그것은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연기를 보는데 한정된 선입견을 줄 뿐"이라는 것이 이유다.

최불암과 부부로 깜짝 등장

드라마 ''''전원일기''''를 통해 탤런트 최불암과 실제부부보다 더 실제 같은 부부연기를 오랫동안 했던 김혜자다. ''궁'' 이전 작품인 ''''홍소장의 가을''''에서도 최불암과 부부로 호흡을 맞췄던 이 드라마 속 노부부가 이번에도 부부로 등장한다. 그러나 극중에서 최불암은 이미 고인이 된 사람. 오직 사진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원래 최불암의 출연이 확실시 됐지만 사진으로 등장하는 것으로 변경됐다는 게 제작진들의 후문.

신분이 천양지차인 고교생 커플의 알콩달콩 사랑 얘기 속에 김혜자-최불암 부부의 재등장은 쏠쏠한 양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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