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센카쿠 충돌때 한국 '중재역' 맡을 가능성"

CSIS, 전직관리들 참석시켜 가상 NSC 긴급회의 '시연'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주변에서 한국이 중재역을 맡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5일(현지시간) 오후 전직 국무부 고위관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일 분쟁 가상 시나리오를 토론하는 자리에서였다.

이날 패널로 나온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국무장관을,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은 국가안보회의(NSC) 수석보좌관,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는 등 토론자들이 각기 역할분담을 한 뒤 중·일 군사충돌 상황에 대비한 가상 NSC 긴급회의를 직접 시연했다.

사안의 민감성으로 인해 주최측은 이날 시연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이 나왔으며, 그 과정에서 주요 인사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가상 시나리오는 중국의 반일 활동가들이 센카쿠 열도 상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일본측 해양순시선과 충돌하는 상황을 전제로 했다.

중국측 활동가들 가운데 일부는 이미 섬에 상륙했고, 일부는 조난을 당해 긴급구조가 필요해진다.

이에 중국과 일본 해군 함정들이 센카구 열도 주변으로 몰려들며 긴박한 대치상황이 조성되고 미국은 NSC 긴급회의를 소집해 더이상의 확전이 되지 않도록 위기관리에 나서게 된다.

급기야 중국 인민해방군 대변인이 나서 "당장 우리 영토에서 물러나라"고 성명을 발표하면서 상황은 군사적 교전을 야기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는다.

문제는 중·일 양국 사이에 '핫라인'이 존재하지 않는 점이다.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물밑에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소통채널이 없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일부 토론자들은 중국은 물론 일본과도 관계가 좋은 한국이 잠재적 중재역(potential broker)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전령사' 역할을 하면서 상황악화를 방지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얘기다.

주최 측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가상 시나리오이지만 양측의 갈등관계를 고려할 때 얼마든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상황에 따라 한국의 몸값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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