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정상회담, 교역·투자규모 2020년에 두배 늘리기로

창조경제·금융·원전 분야에서 협력키로…영,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지지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후 호스 가드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한국과 영국이 2020년까지 교역투자 규모를 현재의 두 배인 650억불로 늘리기로 했다. 또 창조산업분야와 금융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6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협력을 다방면에서 강화하기 위한 비전과 의지를 담은 한·영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2020년까지 양국간 교역규모와 외국인 직접 투자 규모를 2배로 증가시킨다는 목표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2012년 현재 한·영간 교역규모는 112억불, 누적 투자액은 228억불이어서 2020년에 교역·투자액 두 배 확대 목표가 달성되면 교역·투자액 규모는 6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은 이를 위해 박 대통령 방문 기간에 영국에서 열린 한-영 경제통상공동위원회와 한-영 글로벌 CEO포럼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한·영 양국은 또 금융규제를 포함한 경제 및 금융이슈에 관한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금융시장간 접근성과 연계성을 높이며 양국 기업들이 제3국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금융활동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 영국 방문 기간에 두 나라는 11건의 금융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30억불 규모의 금융을 상호 지원하기로 했다.

양국은 창조경제·창조산업 분야에서도 실질적이고 호혜적인 협력을 강화한다는 데 합의하고 관련 분야에서 다수의 양해각서가 체결된 것을 환영했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한반도뿐만 아니라 국제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것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캐머런 총리는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하면서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통해 진정한 변화의 길로 나오도록 국제사회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영 양국은 공동성명 외에 별도로 '한·영 기후변화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저탄소 정책을 지지하는 한편 안전하고 지속적이며 저렴한 에너지원인 원자력의 발전, 안전, 원전폐로 연구, 원자력 폐기물 관리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한국과 영국, 제3국에서 상업적 원전사업에 진출할 때 양국 기업들이 사업기회를 갖도록 서로 협력하는 내용의 '포괄적 원전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한편 매년 '원전산업 대화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했다.

청와대 측은 "영국은 자국 원전의 노후화로 현재 운영중인 16기의 원전 중 15기를 2023년까지 폐기하고 2025년까지 10기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인데 이를 위해 외국 전력회사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전 인허가 절차, 신규부지 입찰 등 영국 원전시장에 한국형 원전 수출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영국은 방위산업협력 분야에서의 연구·개발도 강화하기로 하고 양국 해군 헬기비행대대간 협력 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인권 분쟁과 성폭력 방지, 개발, 기후변화, 사이버 안보, 중동 문제 등 지역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해 긴밀히 협조해 나가는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세계적 명문 임페리얼 대학 비즈니스스쿨에서 개최된 한·영 창조경제포럼 개막식에 참석해 "영국도 문화 예술, 미디어 등 문화콘텐츠를 중심으로 창조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양국간 창조경제 협력을 활성화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6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제8회 런던 한국영화제 특별시사회에 참석해 양국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환담했다.

박 대통령은 런던금융가를 관할하는 런던시티(Lord Mayor) 시장이 주최하는 만찬 참석을 끝으로 영국 국빈방문 일정을 사실상 마무리한다.

박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7일 오전 버킹엄궁 입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작별 인사를 나눈 뒤 서유럽 마지막 순방국인 벨기에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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