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동네서점과 제휴해 '킨들' 콘텐츠·기기 판매

전자책 콘텐츠 가격 10%를 수수료로 지급…이동통신사 영업모델과 동일

세계 최대의 온라인 소매업체인 아마존이 동네 서점과 제휴해 '킨들' 전자책 콘텐츠와 기기를 판매키로 했다.

이는 동네 서점과 수익을 공유해 상생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동시에 오프라인 유통을 강화함으로써 전자책 분야 시장지배력을 굳히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은 6일(현지시간) 동네 서점과 소규모 소매상을 위한 프로그램 '아마존 소스'를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서점과 소매상은 아마존의 '킨들' 전자잉크단말기, '킨들 파이어' 태블릿, 액세서리 등을 도매가로 공급받고, 소비자들에게 이를 정가에 판매함으로써 마진을 챙길 수 있다.

아마존은 킨들 기기와 액세서리를 권장소비자가격 대비 각각 6%, 35% 낮은 가격에 동네 서점에 공급키로 했다.

또 동네 서점에서 킨들 기기를 산 고객이 전자책 콘텐츠를 구입하면, 아마존이 2년간 전자책 콘텐츠 가격의 10%를 수수료로 동네 서점에 지급키로 했다.

이는 이동통신업체들이 고객을 유치한 대리점에게 가입자가 낸 통신요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의 영업 방식이다.

아마존은 전자제품 판매점 등 서점이 아닌 일반 소매상도 킨들 기기 판매에 관심이 있을 것으로 보고 따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경우 전자책 콘텐츠 수수료 지급을 하지 않는 대신, 기기 판매 마진을 권장소비자가격 대비 9%로 높여 책정했다.

아마존은 '아마존 소스 포털'을 개설하고, 이 곳을 통해 서점들과 소매상들이 도매 가격으로 재고를 주문하고 마케팅·영업·판매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마존이 이 프로그램을 내놓은 가장 큰 목적은 그간 킨들 전자책 사업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혀 오던 오프라인 유통망을 대폭 보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마존 킨들이나 킨들 파이어를 파는 전자제품 판매점은 흔치 않으며, 또 진열대에서 눈에 띄는 자리에 이를 배치하는 경우도 드물다.

이는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전자제품 매장에서 애플 아이패드나 삼성 갤럭시 탭·노트 등 경쟁 태블릿 제품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아마존 소스' 프로그램을 통해 동네 서점이 킨들 기기와 콘텐츠 판매에 나서게 되면, 현재 킨들 사업이 전자책 분야에서 누리고 있는 압도적 우위가 확고해지리라는 것이 아마존의 계산이다.

아마존이 오프라인 유통을 강화함에 따라 대형 서점 체인인 반즈앤노블의 전자책 '누크' 사업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서점 업계 1위인 반즈앤노블은 지난해 11월 이후 누크 태블릿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전자잉크단말기 신제품만 내놓았다. 전자잉크단말기는 흑백 활자로 된 책을 읽는 데는 좋지만 컬러 그림이 든 책이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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