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길만 가는 美정보기관들…연구 상호협력 없어

다른 기관 무슨 연구하는지 몰라…"총괄 직책 마련해야"

미국 정보기관 간에 연구개발 활동을 아우르는 관리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상호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의원과 전·현직 관리, 학계 연구원으로 구성된 '미국 정보기관들의 연구개발 프로그램 검토를 위한 국가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위원회는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의 연구활동 부서들이 서로 연계되지 않아 관리들조차 큰 틀에서 어떤 연구활동이 진행되고 있는지, 전체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연구목표가 중복되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은 연구활동에 큰 비용이나 자원이 투입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운영하는 벤처캐피털 '인큐텔'(In-Q-Tel)의 전 최고경영자이자 이번 조사에 참여한 길먼 루이는 "고위 연구원들조차 다른 기관들과 공조가 잘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 당혹스런 표정만 지었다"고 꼬집었다.

위원회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기관을 통솔하는 국가정보국(DNI) 산하에 연구활동 관리감독을 전담하는 힘 있는 직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를 통해 유망한 프로젝트에 더 많은 지원금이 들어가도록 조정하고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프로젝트는 중단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위원회는 촉구했다.

위원회는 이외에도 정보기관들의 연구활동이 사이버공격을 중단시키거나 네트워크를 복구하는 방법 등 사후 대책에만 쏠려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이보다는 공격의 사전 예측과 지적재산 보호를 위한 연구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위원회는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의 폭로로 미국 정보기관들의 정보수집 대상 선별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분석도 내놨다.

정보기관들이 무작정 많은 정보를 수집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셜리 앤 잭슨 렌셀러폴리테크닉대 교수는 "미국 정보기관들이 정보를 선별해 수집하는 능력을 키운다면 더 좁은 틈으로 가치 있는 정보를 더 많이 수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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