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홍콩의 행정수반인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전날 국무회의 격인 행정회의에서 필리핀 정부와의 대화에서 진전을 이끌어 내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지만 한 달 내에 '단계적인 성과'가 없을 경우 '필요한 행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렁 장관은 영어 성명에서는 '행동'(action)이라는 표현을 썼으나 중국어 성명에서는 '제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렁 장관의 강경발언은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홍콩 의회인 입법회는 6일 필리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논의할 계획이다. 제재 조치로는 필리핀인의 홍콩 입국 때 비자 면제 정책 철회 등이 예상된다.
홍콩의 '최후통첩'에 대해 라울 에르난데스 필리핀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서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기 위해 조용히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홍콩인 인질사건'은 2010년 8월23일 마닐라에서 파면당한 전직 경찰관이 총기를 들고 관광버스에 난입해 홍콩 관광객을 붙잡고 11시간 동안 인질극을 벌인 사건으로, 당시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홍콩인 8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홍콩은 이 사건에 대해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유족·부상자들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당시 사건은 개인이 저지른 사건인 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고수해 홍콩의 반발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