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한국, 일본, 대만 야구의 자존심이 걸린 대회다.
2011년 정상에 섰던 삼성은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 첫 경기에서 라미고 몽키스(대만)에 0-3으로 지는 바람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류중일 감독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지난해 대만에 일격을 당하는 바람에 일본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붙어보고 싶었는데 안 이뤄졌다. 라쿠텐 골든이글스에게는 미안하지만 한 번 더 격돌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3개국 프로야구의 자존심이 걸려있다.
올해 아시아시리즈는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다. 5개국 6개 팀(대만 2팀)이 두 조로 갈라져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팀이 크로스 토너먼트로 챔피언을 가린다. 삼성은 볼로냐, 퉁이 라이온스(대만)와 한 조에 속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아시리즈가 '앙꼬 없는 찐빵'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바로 각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지는 탓이다.
▲마무리 오승환, 4번 타자 최형우 없는 삼성
류중일 감독은 "다 같이 가고 싶다. 오승환 거취, 장원삼 FA 문제도 있고, 릭 밴덴헐크도 근육통으로 며칠 걸릴지 모르지만 다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바람은 이뤄지기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마무리 오승환은 일본 또는 미국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탓에 아시아시리즈 불참이 확실시된다. 여기에 4번 타자 최형우는 수술대에 오른다. 또 FA 자격을 얻은 장원삼과 박한이의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10~12일 사이에 FA 계약을 맺으면 합류가 가능하지만 사실상 어렵다. 권혁도 최형우와 함께 수술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해 아시아시리즈에 불참한다. 차-포를 다 떼고 아시아시리즈를 치르는 셈이다.
밴덴헐크와 2군에만 머물던 에스마일린 카리대가 아시아시리즈까지 출전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다나카 마사히로 빠진 라쿠텐
라쿠텐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바로 다나카 마사히로다. 다나카는 지난해부터 올 시즌까지 3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쓴 라쿠텐의 에이스다. 일본시리즈 6차전에서는 160개의 공을 던지며 완투(패전)를 펼쳤고, 이튿날 7차전에서 다시 마무리로 1이닝을 던지며 라쿠텐의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시즌 종료와 함께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면서 아시아시리즈에서는 다나카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주축 선수들도 대거 빠진다. 이미 일본 언론들은 "다나카를 비롯해 일본시리즈 MVP 미마 마나부, 노리모토 다카히로까지 세 명의 투수가 아시아시리즈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앤드류 존스, 케이시 맥기히도 이미 집으로 돌아갔고, 메이저리그 출신 베테랑 마쓰이 가즈오도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