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애리조나에 사파이어유리 공장…중국의존 줄여

애플이 미국 애리조나에 사파이어 유리를 제조·가공하는 공장을 세운다.

이는 애플이 지문인식 장치와 스마트와치 등의 사업 분야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 등에 편중돼 있는 생산 시설을 일부 미국으로 옮기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잰 브루어 애리조나 주지사는 5일(현지시간) 애리조나 메사 시(市) 동부에 있는 옛 '퍼스트 솔라' 공장을 애플이 사들여 부품 제조 공장으로 개조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100% 태양광 발전으로 가동되는 친환경 시설이다.


애플은 뉴햄프셔 주에 본사를 둔 'GT 어드밴스트 테크놀로지스'(이하 GT)라는 업체에 이 시설을 임대해 생산을 맡길 예정이다.

원래 GT는 사파이어 유리 제조를 위한 기계를 만드는 사업을 했으며, 사파이어 유리를 직접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T는 일단 애플 아이폰의 렌즈 덮개와 아이폰 5s의 지문인식 장치 등에 쓰이는 사파이어 유리를 제조해 애플에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파이어 유리는 현재 널리 쓰이는 코닝 고릴라 강화유리보다 더욱 단단하고 흠집이 잘 생기지 않는다.

애플이 앞으로 사파이어 유리의 사용 범위를 늘리면 일반적인 사용 여건에서는 흠집이 나지 않는 화면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장신구 성격이 강한 스마트와치에 사파이어 유리를 쓰면 '명품 스마트와치'를 만들 수도 있다.

애플은 GT에 사파이어 유리 부품 납품 대금으로 5억7천800만 달러(6천136억 원)를 선지급했다. 이는 2020년까지 구매 대금을 미리 지급한 것으로, GT는 이를 현물이나 현금으로 갚아야 한다.

브루어 주지사는 "이번 애플 부품 공장 유치에 따라 첫해부터 최소한 700명의 임직원 일자리가 생기며, 이와 별개로 공장을 개조하는 공사 작업 등으로 1천300명의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부품 공장의 입지로 애리조나를 택한 이유는 확실치 않다.

다만 여기서 만든 부품 중 많은 양이 애리조나와 가까운 멕시코의 후아레스 시에 있는 혼하이(폭스콘)의 대형 공장으로 운반돼 생산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혼하이는 애플 아이폰·아이패드를 생산하는 하청업체다.

이번 공장 신설은 애플이 미국에 생산 시설을 다시 만든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애플은 약 10년 전 미국 생산공장을 모두 폐쇄하고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 지역의 업체에 생산을 맡겨 왔으나, 최근 텍사스에 매킨토시 컴퓨터를 조립하는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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