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글 장관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2013 세계안보포럼'에 참석해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지역의 긴장과 갈등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관여되는 대규모 충돌로 급진전될 잠재적 위험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모든 도전들은 미래를 불가측하게 만든다"며 "단기적 해법은 찾기 어려우며 장기적 이해와 목표에 초점을 맞춰 전략적으로 다뤄야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방예산 감축에 따른 군사편제 조정과 관련해 "미국은 비대칭적인 군사력을 계속 유지해야 하며, 그동안에도 비록 자원이 한정돼있더라도 새로운 현실과 지정학적 구도에 항상 적응해왔다"며 "이번에 국방예산이 감축되는 상황에 따라 우리의 지속적인 군사력 확보와 준비태세 유지를 확고히 위해 군사체제를 새롭게 짜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의 동맹·우방들의 군사력 배양에 지속적으로 초점을 맞춰야 하며 동맹·우방들과 함께, 또는 그들을 통해 활동하는게 더욱 긴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헤이글 장관은 미국의 국력쇠퇴 우려와 관련해 "미국을 제외한 그 어떤 나라도 국제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힘과 의지와 능력, 그리고 동맹을 갖고 있지 못하다"며 "'미국의 몰락(American Decline)'이라는 잘못된 개념의 포로가 되어서는 안 되며 미국은 여전히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상을 지켜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 안보이슈들은 단순히 미국만의 책임이 아니지만 국제사회는 지속적으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과 관여를 요구하고 있다"며 "대외정책에서 완전한 해결책은 있을 수 없지만 우리는 우리가 가진 힘의 모든 면을 관리하면서 나토처럼 공통의 이해를 가진 세력과 연대해 능력을 배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미국은 '오만'에 빠져서는 안 되며 이는 미국의 안보전략과 힘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21세기에도 미국이 계속 인권과 자유, 진보의 중요한 상징이 되려면 세계가 미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왜 그렇게 보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하고 그러려면 더 경청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헤이글 장관은 특히 "단순히 국내만 들여보다는 것은 자만과 같은 죽음의 덫"이라며 "21세기 대외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원칙주의적이면서도 관여적인 현실주의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군사력은 항상 옵션으로 남을 것이지만 최후의 옵션에 머물러야 한다"며 "군사력은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선도적 역할이 아니라 보조적 역할에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헤이글 장관은 "세계적 안보과제들은 단순히 군사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외교적, 정치적, 문화적 요소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단순히 하나의 수단보다는 다양한 수단을 균형있고 조화롭게 사용하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군사력은 정확하게, 현명하게, 그리고 합법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며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군사력 사용을 결정했던 것은 결국 러시아와의 외교가 진전되도록 도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아우르는 통합적 대외정책이 그런 면에서 중요하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실수를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실수를 할 것이지만 우리의 의지와 정책결정을 마비시키거나 위축시키는 미래의 오판이나 결정적 실수는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