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말끔하게 차려입고 면접을 보러 갔다. 면접을 보는 사장은 나보다 열 살은 어려 보였다. 워크넷에 올라온 내 이력서를 봤다는 사장은 "나이가 있으시니 박 선생님으로 부르겠다"며 입을 열었다. 여러 질문과 답이 오갔고, 면접 말미에 사장이 말했다. "박 선생님을 채용하면 선생님의 아들 뻘인 청년 구직자가 직장을 못 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박 선생님을 뽑겠습니다. 사실, 박 선생님의 100가지 가운데 97가지가 마음에 안 듭니다. 하지만 세 가지 장점을 보고 채용하겠습니다." 어리둥절했지만 기뻤다. 내 장점 세 가지가 뭘까. 사장은 말해주지 않았고, 입사한 지 반년이 지났어도 난 여전히 그 세 가지가 뭔지 모른다. 나를 뽑아준 사장과 회사에 실망을 안 주려고 열심히 일하고 있을 뿐이다. 쉰 살에 재취업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워크넷에 대한 고마움의 마음도 잊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