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정부의 리야드 알말리키 외교장관은 3일(현지시간) 아랍연맹(AL)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스라엘 정부가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 지역에 5천채 규모의 정착촌을 새로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아라비아'가 보도했다.
말리키 장관은 팔레스타인 정부가 이스라엘의 정착촌 추가건설 문제를 유엔으로 가져갈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상임위원인 와셀 아부 유세프도 AFP 통신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 안에 정착촌을 짓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한 과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 논의를 언급하며 "유엔과 안보리로 이 문제를 끌고 가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2011년 유엔 안보리에는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을 불법으로 보는 내용의 결의안이 제출됐지만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미국의 반대로 부결된 바 있다.
이스라엘의 정착촌 추가 건설안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방문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향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앞서 정착촌 감시단체인 '피스나우'는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서 1천859채 규모의 정착촌을 새로 짓기로 하고 입찰을 발표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스라엘 반전단체 피스나우의 하지트 오프란은 "몇 달 내에 입찰이 진행될 계획으로 사업을 낙찰받은 이들은 그 후 몇주 내로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서안지구와 요르단 국경 사이에 보안 장벽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일간 마리브가 이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열린 내각 회의에서 "요르단 협곡에 보안 장벽을 건설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1월 장관들에게 "불법 이민자를 차단하기 위해 요르단과 국경 지대의 장벽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실 대변인은 이러한 계획에 대한 입장 밝히기를 거부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변인은 "요르단 협곡에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이스라엘의 발표는 케리 장관의 방문을 앞두고 사전 대응을 하려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그간 요르단 협곡을 따라 자국 군인을 장기 주둔시켰으며 팔레스타인은 이에 강력히 반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