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주지사선거 하루 앞으로…美정국풍향계 주목

민주 맥컬리프 우세 속 공화 쿠치넬리 맹추격

오는 5일(현지시간) 동시에 치러지는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가 미국 정치의 분수령으로 떠오르고 있다.

두 곳의 선거는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 이후 민심의 소재를 가늠해볼 첫 시험대인데다 내년 중간선거의 길목에서 치러지는 '전초전'의 성격을 띠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정국 주도권의 향배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셧다운 사태를 야기한 공화당의 '티파티' 세력을 단죄하는 심판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에 맞서 공화당은 최근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 등록차질 사태를 집중 공격하면서 여야 정치권의 공방전이 막판 불을 뿜는 분위기다.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의 경우 민주당의 테리 맥컬리프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휴일인 3일(현지시간) 알링턴 유세에 참석한데 이어 조 바이든 부통령이 이날 한인사회가 밀집한 애난데일 유세에 가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세 연설에서 이번 선거는 버지니아는 물론 나라의 미래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공화당을 이끄는 티파티는 자신의 당은 물론 나라와 경제를 '납치'하고 있다. 그들은 100%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지난주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 공동 여론조사에서 국정지지율이 사상 최저치(42%)로 떨어진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선거를 정국 장악력을 회복하는 발판으로 삼으려는 전략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의 참석에 고무된 맥컬리프 후보는 "티파티를 이끄는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켄 쿠치넬리 후보가 과연 버지니아를 어디로 이끌겠느냐"고 티파티 세력을 정조준했다.

이에 맞서 공화당은 자당의 쿠치넬리 후보를 돕기 위해 지난 1∼2일 차기 대선주자 중 한명으로 거론되는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과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가 유세에 참석한데 이어 이날 또다른 잠재적 대권주자인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지원에 나섰다.

쿠치넬리 후보는 3일 웨이어스케이브 지역의 유권자들에게 "맥컬리프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것은 오바마케어를 지지하는 것"이라며 "버지니아에서 더이상의 오바마케어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버지니아주는 지난해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줬지만 기본적으로 부동층이 많은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주지사 선거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풍향을 점쳐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PPP가 2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맥컬리프 후보가 쿠치넬리 후보를 7% 포인트(50% 대 43%)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기관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맥컬리프 후보가 대체로 강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여성유권자들 사이에서 20% 포인트 이상의 격차가 나고 있다.

그러나 막판 들어 오바마케어 논란을 고리로 민주당을 공격하는 쿠치넬리 후보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과 같은 날 치러지는 뉴저지 주지사 선거는 공화당 후보인 크리스 크리스티 현 주지사가 민주당 후보인 바버라 부오노 주 상원의원을 압도적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만머스대학 여론조사에서는 크리스티 주지사가 57%의 지지율을 얻어 37%를 얻은 부오노 의원을 20%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고, 퀴니피악대학 여론조사에서도 크리스티 주지사가 61% 대 33%의 격차로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저지주도 지난해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한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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