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대표가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만나 회담재개 문제를 논의한 만큼 이번 방북은 중미 간 논의결과에 대한 북한 측 의사 타진에 주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이번 접촉결과에 따라 회담재개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 일부 베이징 소식통들은 중국 정부의 회담 재개를 위한 발걸음이 최근 들어 빨라진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9월 6자회담 당사국을 대상으로 1.5트랙(반관반민) 성격의 세미나를 개최한 뒤 회담 재개에 의욕을 보여왔다.
당시 세미나에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리용호 외무성 부상 등 북한의 핵협상 라인이 총출동해 우 대표 등과 회동하며 중국 측 요구에 호응했다.
특히 우 대표는 지난 9∼10월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도 잇따라 접촉하며 '북중러' 3국 사이에는 이미 회담재개에 대한 공감대가 섰음을 시사했다.
결국, 우 대표가 지난달 28일 미국을 방문한 것은 수개월간에 걸친 이같은 회담재개를 위한 정지작업을 마무리하고 미국을 비롯한 나머지 당사자들과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음을 보여준다고 일부 소식통은 분석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어떤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미국에서 복귀하자마자 이뤄진 우 대표의 이번 방북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중국정부가 우 대표의 이번 방북을 한국정부 측에 알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북러 3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호응이라도 하듯 줄곧 북한에 대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전조치'를 고수해온 한미일 당국의 움직임도 점차 분주해지는 분위기다.
한국과 미국, 일본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오는 6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3자 회담을 열 예정이며, 한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달 중순 중국을 찾아 우 대표와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 본부장은 미국 방문을 마치고 중국을 방문하는 만큼 워싱턴서 조율된 3국의 입장을 전달하고 북핵 문제 해결과 6자회담 재개 조건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이달 중 한국을 방문하고 외교부 장예쑤이(張業遂) 상무 부부장을 단장으로 한 중국 대표단도 서울을 방문, 제7차 한중 고위급전략대화를 갖는 일정을 추진할 예정이어서 이달 중순 이후 양국 간 외교적 접촉은 긴밀해질 예정이다.
그러나 전제조건 없는 회담재개를 요구하는 북한과 '사전 비핵화 조치' 혹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조치' 등의 전제조건을 내세우는 한미일 사이의 입장차가 워낙 커 돌파구가 쉽게 열릴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우 대표의 방북은 미국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움직임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회담재개 논의가) 그렇게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