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서유럽 순방 전인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가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신뢰할 수 없다. 말을 한 것이 어떻게 될지 예측을 할 수 없으니…"라고 말했다. 또 "지금 북한의 행동은 굉장히 실망스럽다. 약속을 다 지키지 않으니까…"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동영상은 BBC방송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 있다.
박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도 수많은 이산가족에게는 50년을 기다려온 정말 일생의, '내 아들 한번 만나봤으면, 내 누나 한번 만나봤으면', 오직 그것을 갖고 살았던 분들에게 날짜까지 다 받아놓고 그냥 갑자기 취소를 해버리는, 이런 기본적 약속까지 지키지 않는다고 하면 어떻게 신뢰가 쌓일 수 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뢰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그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놓고 설득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대화와 관련, "대화를 하되 어떤 원칙을 갖고 한다는 것이고, 또 대화의 문은 열어놓았지만 만약에 도발을 하거나, 지난번 연평도 같은 일이 있다면 우리는 단호하게 가차없이 도발에 대해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통령으로서 군을 신뢰하고 (현장에) 위임을 했기 때문에 어떤 도발에 대해서도 북한은 정말 크게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핵을 둘러싼 대화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대화에 나온다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시간을 벌어서 핵무기를 고도화하는데 또 이런 일이 돼서는 안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서 푸는 것은 좋은데 그것이 또 핵무기를 고도화하는데 악용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다시 핵무기가 고도화되면서 점점 더 감당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핵 보유냐 아니냐 정도가 아니라 핵 군축회담을 하자 이렇게 자꾸 요구가 커지면서 이것을 해결할 방법이 점점 더 힘들어진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대일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의 중요한 이웃이라고 생각하고 같이 협력할 일도 많고, 관계도 개선돼 가기를 바라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가능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미중 관계에 대해 "두 나라 관계가 건설적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좋은 일이고, 앞으로 계속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