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결혼식 하객 피습 30여명 사망

급진 이슬람 테러단체 보코하람 소행 의심

나이지리아에서 무장괴한이 결혼식 하객들에게 무차별로 총격을 가해 30여명이 숨졌다.

2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르노주(州)의 비마-반키 도로에서 무장괴한들이 결혼식 하객들의 차량 행렬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차량에는 신랑의 친지와 친구를 포함해 약 50여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들은 인근의 아다마와주(州) 주도 미치카시(市)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보르노주 주도 마이두구리시(市)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총격에서 살아남은 한 차량의 운전자는 "무장괴한들이 공격을 했을 때 나는 행렬의 중간 정도에 있었다"며 "차량을 멈추고, 문을 연 뒤 인근 수풀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장괴한들이 사라진 이후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보니 30명 이상의 사람들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죽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랑의 친구 야벳 하루나는 "무장괴한들이 공격했을 때 나는 다섯번째 차량을 타고 있었고, 인근 수풀로 달려 들어갔다"며 "그들은 무슬림, 기독교인, 아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을 향해 총을 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군 당국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사망자 숫자는 5명이다. 이들의 시신은 모두 인근 바마 마을로 옮겨졌으며, 신랑과 직계 가족들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급진 이슬람 테러 단체인 '보코 하람'이 이번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코 하람은 나이지리아에 이슬람 국가를 수립하겠다는 목표로 정부군과 민간인을 대상으로 무차별 공격을 벌여 왔다. 나이지리아는 무슬림이 50%, 기독교인이 40%를 차지하고 있다. 무슬림은 대부분 북부 지역에 살고 기독교인은 남부 지역에 분포돼 있다.

정부군은 보코 하람이 세력을 넓혀온 북동부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이들을 강력하게 진압해왔다.

나이지리아군은 지난달 25일 이슬람 무장세력의 테러 기지 두 곳을 공격해 무장대원 74명을 사살했으며, 보코 하람으로 추정되는 이슬람 무장세력은 요배주(州)의 주도 다마투루를 공격해 장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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