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페이스북'으로 불리는 유명 SNS 업체인 '브콘탁테' 공동 창업자 파벨 두로프는 3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와의 인터뷰에서 스노든이 자신들의 취직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스노든을 자문하는 러시아 변호사 아나톨리 쿠체레나는 스노든이 거대 민영 인터넷 포털 업체에 취직했으며 이달 1일부터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쿠체레나는 그러나 스노든의 신변 안전상 구체적 업체 이름을 밝힐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쿠체레나의 발표 이후 대다수 러시아 주요 인터넷 포털 업체들이 스노든 고용 사실을 부인했으나 브콘탁테만은 그렇게 하지 않아 그가 이 업체에 취직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졌다.
두로프는 지난 8월 스노든이 러시아에 임시 망명을 허용받은 직후 그에게 자기 회사에 취직해 SNS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다루는 업무를 해달라고 제안했다. 두로프는 그러나 최근 스노든이 아무런 답변을 해오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한 바 있다.
이 같은 정황을 미뤄볼 때 스노든이 브콘탁테 취업을 심각하게 고려하며 그러한 뜻을 쿠체레나 변호사에게도 알렸다가 마지막 순간에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정보 당국의 광범위한 개인정보 수집활동을 폭로하고 홍콩을 거쳐 모스크바로 피신한 스노든은 지난 8월 1일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1년간의 임시 망명을 허가받았다. 그는 모스크바 인근 모처에서 은신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 당국은 신변 안전상 그의 거주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스노든은 이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자유 선언문'을 게재했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스노든은 러시아에서 암호화된 채널을 통해 슈피겔 편집국으로 보낸 선언문에서 정보기관들의 전횡을 비판하며 "(이메일 추적 등의) 프로그램은 사생활에 대한 위협일 뿐 아니라 언론의 자유와 열린 사회에 대한 위협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스노든은 "사회는 현존하거나 앞으로 채택될 법률이 (정보기관의) 감시 활동을 제한하고 인권을 보호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바로 여기에 도덕률이 명령하는 사회의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개적이고 비타협적인 논쟁을 통해서만 사회가 정보기관의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감시 활동의 문제점을 의식하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노든은 "이번 폭로 사건에 연루된 국가 정부들은 이러한 논쟁을 뿌리부터 차단하려 시도하면서 기자들을 협박했다"면서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것이 실수였으며 그러한 행동이 사회에 이익이 되지 않음을 깨달았고 그들이 차단하려 했던 논쟁은 전 세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범죄자가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선언문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