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동정책에 실망한 걸프국, 시리아반군 지원 강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국가들이 미국의 중동 내 리더십은 실패했다는 판단에 따라 독자적으로 시리아 반군 지원을 강화하고 미국으로부터 독립된 중동 정책을 개발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 보도했다.

걸프국 고위 관계자들은 사우디와 이 지역 국가들이 시리아 반군의 무장이나 훈련 과정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협력하고 있지만, 미국이 중동 평화를 위해 큰 활약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포기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사우디가 요르단에 있는 시리아 반군 훈련 시설을 확장하고 시리아 반군에 더 강력한 무기를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시리아 내 화학무기 사용 사실이 확인된 후 걸프국들이 미국의 시리아 공습을 지원하기로 약속했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돌연 공습을 위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후 망연자실했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왕자로 정보 당국 최고 책임자인 반다르 빈 술탄 알 사우드는 "우리는 우리가 요청받은 모든 것에 동의했다"며 "공습 취소에 대해 알지 못했고 우리는 이 소식을 CNN을 통해 들었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WP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서둘러 사우디를 방문해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을 만나고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이스라엘을 거치는 것도 최근 미국과 걸프국의 불편한 관계를 풀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케리 장관이 방문하는 국가는 비난 어조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중동 내 미국의 입지가 약화하고 있음을 걱정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걸프국의 한 관계자들은 미국과 자신들은 이집트의 안정, 이란의 비핵화, 아사드 없는 시리아의 평화를 원하지만 걸프국들은 이 가운데 어떤 것도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달성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의 한 관계자는 "어떤 일에 전념하려고 한 뒤 이를 이행하지 못했을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이런 종류의 사건이 쌓이고 쌓여 축적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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