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정규리그 4위팀의 한국시리즈 정복은 무산됐다. 두산 김진욱 감독 역시 새 역사를 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 묻어났다. 하지만 두산은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온 힘을 다 했다. 김진욱 감독도 아쉬움은 잠시 뒤로 한 채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김진욱 감독은 1일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3-7로 패해 우승을 놓친 뒤 "결국 프로에서 패배는 감독의 책임"이라면서 "우리 선수들 대견하게 여기까지 왔고, 투혼을 발휘하며 두산다운 야구를 했다. 삼성이 우승은 했지만 삼성 이상으로 우리 선수들은 칭찬과 격려를 받아야 한다. 우리 선수들 투혼 발휘한 것을 격려해줬으면 한다. 모두가 원했던 우승을 못 이룬 것은 감독 책임"이라고 말했다.
정규리그 4위.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LG와 플레이오프 모두 두산의 열세가 점쳐졌다. 그럼에도 두산은 넥센과 LG를 차례로 격파하고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부상이 변수였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체력이 떨어진 탓에 줄줄이 부상을 당했다. 이원석이 2차전에서 옆구리를 다쳤고, 오재원은 4차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홍성흔 역시 종아리 통증으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남은 선수들로 경기를 꾸려나가려니 힘이 달릴 수밖에 없었다.
김진욱 감독은 "5~6차전에서 초반 승부가 굉장히 중요했다. 하지만 가용인원이 적은 탓에 선수들이 지켜서 방망이가 안 나오는 것을 봤다. 투지로 이겨낸 것"이라면서 "끝나서 하는 이야기지만 이원석도 7차전에 무리해서 나갔다. 오재원은 이야기했던 것 이상으로 부상이 심하다. 전략적으로 밝힐 수 없었다"고 말했다.
비록 아쉬운 준우승에 그쳤지만 소득은 있었다. 젊은 선수들이 경험이라는 무기를 장착했고, 무엇보다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팀이 하나로 뭉쳤다.
김진욱 감독도 "소득은 참 많다. 지고 나서 이야기지만 앞으로 많은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여기까지 오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면서 "어느 한 명도 패자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하나라는 것을 본 것을 마음속에 평생 가지고 있겠다는 말도 했다. 한 명이 아니고, 하나로 움직여서 여기까지 왔다. 누구 하나 잘 해서 온 것이 아니다. 두산이 다음에 우승하기 위해서는 지금 같이 마음이 모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