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의 책임자인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과 부인인 이혜경 부회장은 국감장에 나와 피해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지난달 17일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현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고 엎드려 사죄드린다"고 공식 사과하면서 "사재도 다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1일에는 현재현 회장의 부인인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이 국정감사에 나와 "피해자들에 대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 부회장은 동양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 직전 동양증권 계좌에서 6억원의 현금을 인출하고 동양증권 본사의 개인 대여금고에서 귀중품을 빼갔다는 의혹을 받아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왔다. 이같은 의혹은 국감을 통해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국감에 출석해 '법정관리 신청 전 현금과 함께 대여금고에서 결혼 패물 등은 인출한 사실이 있느냐'는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의 질문에 "법정관리 전날이 아니고 법정관리 직후에 (찾아갔다)"고 시인했다.
현 회장 역시 앞서 지난달 18일 국감에서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의 질의에 부인 이 부회장의 6억원 인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피해자 분들의 구제를 위해 (남편인 현재현) 회장이 하는 모든 것을 회장 뜻대로 다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의 질타는 동양그룹 경영진 뿐 아니라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에게도 쏟아졌다.
조원진 의원은 "동양그룹이 악성 CP를 발행한 것을 정부가 알고서도 왜 그 때 제재를 못했는가"라며 "정부의 안일함 때문에 사건이 터지면 피해자가 몇만 명 단위가 된다"고 질책했다.
그러나 신제윤 위원장은 "이번 정부에 들어오며 동양그룹 구조조정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동양 살리기' 비판은 억울하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동양그룹이 2011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CP를 메우기 어렵다고 고백했는데도 금감원이 이를 1년간 또 방치했다"며 감사원 감사를 요구했고, 같은당 김영주 의원은 "동양증권이 고객 투자성향서를 조작하고 CP·회사채 판매시 직원에게 2배 이상 높은 수수료를 준 것에 대해 신속히 감사해 위법 행위는 검찰에 고발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9~10월 3차례 이상 동양사태 대책 논의가 이뤄진 청와대 '서(西)별관회의'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의원들은 '동양봐주기 대책회의'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정호준 의원은 최수현 금감원장에게 "서별관회의에서 오리온이 동양그룹에 일부 자금을 지원하고 보고펀드가 3500억원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청와대에 보고했고, 동양에 도움이 되는 자금지원 방안만 이야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 원장은 "위증한 게 아니고 부정확한 기억에 의해 충분한 답변을 드리지 못해 거듭 송구하다"며 "처음부터 저는 '동양 살리기'에 관심이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