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ABC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브레이비크는 올해 초 어머니 벤케와의 마지막 면회에서 "내가 어머니의 인생을 망가뜨려서 죄송하다"며 부둥켜안았다고 현지 언론인 마르티 크리스텐센이 지난달 31일 펴낸 책에서 전했다.
크리스텐센은 2011년 테러 이후 1년여간 벤케와 병상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토대로 최근 '어머니: 벤케 베링 브레이비크에 관한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
이 책에는 외교관의 아내이자 평범한 주부에서 하루아침에 '희대의 살인마'를 낳은 어머니가 돼버린 한 여성의 정신적 충격이 고스란히 담겼다.
테러 사건 직후 죄책감과 보복 공격에 대한 공포 등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던 벤케는 종종 "아들을 증오한다"고 말하면서도 "누구도 자신의 아이를 사랑하는 일을 그만둘 순 없다, 이는 본능"이라며 괴로워했다고 책은 전했다.
벤케는 TV를 통해 사건을 처음 접했다고 한다. 사건 당일에도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저녁식사를 준비했으며 경찰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아들이 범인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방안 가득한 총기류에 대해서도 사냥에 취미를 붙였다는 아들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암 투병 중이던 벤케는 올해 3월 마지막으로 아들을 면회한 후 세상을 떠났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어머니"라고 말하던 벤케는 한때 항소를 고려했지만, 실행에 옮기진 않았다고 크리스텐센은 전했다.
한편, 크리스텐센과 출판사 '아쉬케하우그'는 벤케가 임종 직전 출판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출판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 전망이다.
벤케는 크리스텐센이 출판 의도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인터뷰를 진행하고 자신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등 우정을 기만했다고 주장하며 변호인을 통해 법원에 출판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