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미국, 호세프 '도청 항의' 무시…불쾌"

미국 외교관들 "내년 대선 의식, 집권당 반미 정서 반영"

미국 정보기관의 도청 의혹을 놓고 세계 각국의 항의가 잇따르는 가운데 브라질 언론이 미국 정부의 대응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비밀 정보수집 행위에 관한 해명 요구를 미국 정부가 무시한 것과 관련, 브라질 정부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백악관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항의에 대해서는 신속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해명 요구는 사실상 묵살해 차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NSA는 호세프 대통령의 이메일과 전화통화 기록을 훔쳐보거나 엿들었고,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네트워크를 감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자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 23일로 예정됐던 미국 국빈방문 계획을 취소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미국 외교관들은 호세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를 정치적인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의식하고 집권 노동자당(PT) 내부의 미국에 비판적인 정서를 반영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한편 브라질 정부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아웃룩 등 연방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기존의 이메일을 내년 하반기까지 자체 개발한 새로운 시스템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브라질 정부는 또 다국적 IT 기업이 브라질 내에서 얻은 정보를 외국으로 유출하지 못하도록 데이터 센터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이 법안이 도입되면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IT 기업들은 브라질 내에서 얻은 정보를 저장하는 데이터 센터를 브라질 안에 구축해야 한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