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대표팀은 오는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제25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 대회 준결승전에서 아시아 최강 중국과 재대결을 벌인다.
대표팀은 지난 10월31일 대만과의 대회 1그룹 풀리그 최종전에서 58-63으로 졌다. 한국은 중국, 대만과 나란히 3승2패씩을 기록했으나 공방률에서 중국에게 뒤진 반면, 대만에게는 앞서 조 3위가 됐다.
이로써 한국은 조 2-3위가 맞붙는 준결승전에서 중국을 만나게 됐다. 일본은 대만과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상위 3개팀에게 세계선수권 진출 티켓이 주어진다. 4강 토너먼트에서 최소 1승을 거둬야 터키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
한국이 아시아선수권에서 대만에 패한 것은 이번이 2번째다. 앞서 열린 25번의 맞대결에서 단 한차례 밖에 패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만전은 승패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경기였다. 대만에게 큰 점수차로 완패할 경우에만 조 4위로 내려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준결승전 상대는 사실상 중국으로 내정돼 있었다.
한국은 대회 첫날 중국을 제압했다. 곽주영이 터뜨린 극적인 버저비터 중거리슛에 힘입어 2점차 신승을 거뒀다. 하지만 중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아시아 최강팀이라 다시 만나 꼭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한국은 지난 2009년 제24회 대회에서 아픈 경험을 했다. 예선에서 중국을 꺾고 어깨를 폈지만 런던올림픽 직행 티켓이 걸린 결승전에서 재대결을 벌여 패한 바 있다. 이번만큼은 2년 전의 아픔을 씻어내겠다는 각오다.
위성우 감독은 "중국과의 경기는 어떤 전술이나 전략보다 선수들의 체력을 잘 관리해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 중국전 때) 우리가 3점슛이 2개밖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이번 재대결에서는 외곽이 좀 터져줘야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수는 선수들의 몸 상태다. 대표팀은 출국 때부터 이미 부상병동이었다. 설상가상으로 5일 연속 풀리그를 치르면서 컨디션이 크게 떨어져 있다. 대만전 패배의 원인이기도 하다.
대표팀의 주득점원 김단비는 무릎 상태가 좋지 않고 중국전의 영웅 곽주영은 발목을 다친 상태다. 이번 대회에서 외곽슛이 호조를 띄고있는 임영희는 배탈 증세로 대만전에 결장했다.
준결승전에 앞서 하루 휴식일이 있어 대표팀 입장에서는 다행이다. 대표팀은 1일 휴식을 취한 뒤 2일부터 이틀 연속 펼쳐지는 준결승전과 결승 혹은 3-4위전에 출전한다.
장신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 있어 우려가 되지만 골밑 몸싸움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평균 신장은 187.3cm로 180.2cm에 불과한 대표팀보다 약 7cm 정도 크다.
대표팀은 해결사 변연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변연하는 약체와의 2경기에 아예 결장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중국과 일본, 대만 등 강호들과의 3경기에서 평균 15.7점(대회 2위)을 올리며 활약했다.
대회 평균 어시스트 2위(4.8개)에 올라있는 베테랑 가드 이미선의 역할도 중요하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이미선이 제 몫을 해야 팀 전체에 안정감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