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여성운전 지지' 언론인 불법 구금"

인권단체, 반발…즉각 석방 촉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의 차량 운전을 지지한 언론인이 치안 당국에 불법 구금돼 인권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고 중동 현지 일간지 걸프뉴스가 31일 보도했다.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범아랍권 일간지 아샤라크 알아우사트의 칼럼니스트이자 학교 교사인 타리크 알무바라크가 지난 27일 경찰에 소환됐다.

그러나 차량 도난 사건 조사 명목으로 소환된 알무바라크는 불법 구금된 채 지난 26일 여성 운전 허용 촉구 캠페인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를 추궁받았다.

이에 휴먼라이츠워치는 전날 성명을 내고 알무바라크가 변호인 접견권도 행사하지 못한 채 불법 구금돼 있다며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알무바라크는 지난 27일자 아샤라크 알아우사트에 기고한 칼럼에서 극단주의자들이 자유권을 행사하는 일반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 문화나 우리 종교의 해석에 자유가 설 자리는 없다"고 비판했다.

사우디에서는 지난 26일 여성의 운전 허용을 촉구하는 '10·26 여성 운전' 캠페인이 열려 약 60명의 여성이 차량 운전에 나섰고, 이 가운데 일부는 운전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에 올렸다.

그러자 사우디 당국은 같은 날 차량을 운전한 여성 10여 명을 단속, 이 가운데 일부에게는 벌금을 부과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조 스토르크는 이에 언급, "사우디 당국은 단순히 기본권을 행사하려는 여성을 억압하고 있다"면서 여성 운전을 지지하는 사람들에 대한 억압과 여성 운전 금지 조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사우디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운전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다. 여성 운전을 막는 성문법은 없지만, 여성에게 운전면허증을 발급하지 않고 있다.

한편 미국은 지난 28일 국무부 대변인 성명에서 "사우디 여성의 운전할 수 있는 보편적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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