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슈미트회장 "3명 모이면 창업 시도해보라"

서울대에서 학생들과 대화

"세 명만 모이면 창업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지금 바로 왼쪽과 오른쪽에 앉아있는 사람을 설득해보세요"

세계적 IT기업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31일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다음을 준비하는 방법(How to prepare for what's next)'을 주제로 학생들과 창업과 혁신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과 함께 학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강당에 입장한 슈미트 회장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이끌었다.

슈미트 회장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시작에 필요한 진입 장벽이 과거보다 낮아져 대학교 시절은 창업을 시도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며 "조금 더 나이 들어 직장에 다니고 부양가족이 생기면 지금만큼 열정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그는 스타트업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조건으로 '인내심 있는 투자자'를 들며 "빨리 돈을 벌려고 단기간에 결과를 내놓으라는 주문은 실효성이 없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최고 10년을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내심 있는 최고의 투자자는 항상 여러분 곁에서 정신적인 지지를 보내는 가족"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슈미트 회장은 강연 시간의 절반 이상을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채웠다. 학생들은 진로 고민부터 구글에 대한 민원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는 기술업체 창업을 위해 대학원 진학이 필요할지 한 학생이 묻자 "전반적으로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좋고 경우에 따라 대학원 교육까지 필요한 사람도 있다"라며 "창업을 하려면 대학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순간 창업 결단을 내려야겠지만 제대로 된 교육을 꾸준히 받으면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드로이드가 '첫번째 부인'인 삼성을 떠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해 더 많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구글의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네이버가 왜 구글처럼 될 수 없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그는 "그건 네이버가 직접 답해야 할 것 같다"며 재치있게 넘어가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직접 스타트업 기업을 꾸린 한 학생이 자신이 개발한 모바일 앱이 IOS와 안드로이드에서 모두 서비스된다고 소개하자 슈미트 회장은 "안드로이드와 IOS다"라며 "알파벳 순서로도 A가 먼저다"라고 바로잡기도 했다.

안드로이드폰 배경화면 바꾸기가 번거롭다는 한 네덜란드 출신 교환학생의 지적에는 직접 본인의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배경화면을 바꾸며 "복잡하지 않다"며 '발끈'했다.

이날 행사 전부터 학생 700여명이 몰려들어 400여명 정원의 강당 좌석은 강연 시작 30분 전에 모두 찼다. 자리를 못 잡은 학생들은 통로 계단에 앉거나 강당 뒤편에 서서 강연을 들었다. 학교 측은 강당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강당 외부에 설치한 스크린으로 행사를 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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