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노 필리핀 대통령 "나는 도둑이 아니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TV와 라디오를 통해 "나는 도둑이 아니다"(I am not a thief)라고 선언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중요한 사실은 도둑질이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훔치지 않았다. (돈을) 훔쳐 비난받아야 할 사람들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나는 절대 훔치지 않았다. 나는 도둑이 아니다. 나는 도둑을 쫓는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이례적으로 생중계된 TV·라디오 연설에서 아키노 대통령이 이렇게 선언한 것은 자신의 정치 의제설정 주도권을 위협할 수 있는 부패추문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야권 인사들은 최근 아키노 대통령이 국회의원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대통령사회기금' 등 논란이 되는 2개 기금을 사용했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아키노 대통령은 야권이 우선개발보조금을 유용했다는 혐의를 해명하지 못한 채 되레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지난 2010년 대통령 선거에서 반부패강령을 내세워 압승을 거둔 아키노 대통령은 자신은 국가를 위한 사업과 긴급한 사안들에 합법적으로 기금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특별기금 사용을 변호했다.

한 여성사업가와 야당의원들이 공모해 특별기금에서 2억3천만 달러(약 2천438억원)를 해당 의원들이 선호하는 사업에 유용했다는 지난 8월의 내부고발자 폭로가 나온 뒤 이에 대한 필리핀인들의 불만이 크게 높아졌다.

국회의원들이 의회에서 이 문제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와중에 국민들은 부패 추문에 항의하는 대규모 거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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