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방문은 이라크 전역에서 빈발한 각종 테러에 대처하기 위해 무기 지원을 요청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고 중동 현지 일간지 걸프뉴스가 30일 보도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전날 출국에 앞서 연 바그다드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영공과 영토를 지키기 위한 방어용 무기도 필요하지만 테러 단체와 무장 세력에 맞서 싸울 헬기와 같은 공격용 무기 지원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 기고문에서도 "국내 알카에다와 그 연계 세력이 하루가 멀다고 무고한 시민을 겨냥한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면서 공격용 헬기를 비롯한 테러와의 전쟁 수행을 위한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또 시리아 내전으로 중동 지역에 극단주의 세력이 발호하고 있다며 시리아나 이라크가 알카에다의 거점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는 2011년 말 미군 철수 이후 직접적인 군사지원은 받고 있지 않지만 미국으로부터 여러 종류의 무기를 구입해 인도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수십억 달러 상당의 곡사포와 군 수송차량, 에이브람스 전차를 미국으로부터 인수했고, 현재 F-16 전투기 36대의 인도를 서둘러 달라고 촉구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영공 방어를 위해 F-16 전투기도 필요하지만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서는 아파치 공격 헬기와 같은 다른 무기 지원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알말리키 총리는 다음 달 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이 같은 입장을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 상원의 일부 의원들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알말리키 총리에게 지원을 약속하기에 앞서 국내 정치를 제대로 할 것을 주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칼 레빈과 존 메케인 등 민주와 공화 양당의 중진 상원의원들은 이 서한에서 이라크에 폭력 사태가 만연하게 된 데에는 알말리키 총리가 국내 정치를 잘못한 탓도 크다며 이같이 당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라크에서는 2011년 말 미군 철수 이후 정치권의 갈등이 시아파와 수니파의 대립, 각종 테러와 맞물려 정정 혼란과 치안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니파 의원들은 시아파인 알말리키 총리가 미군 철수 이후 2010년 시아-수니-쿠르드 연정 합의를 깨고 권력을 독점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수니파 주민들도 작년 12월 말 반정부 시위를 시작한 이래 금요 시위 등을 이어가며 알말리키 총리의 퇴진 등을 요구해 왔다.
특히 지난 4월 말 정부군이 수니파 시위대를 무력진압한 '하위자 사건'을 계기로 종파분쟁이 심해져 2006∼2007년의 내전이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라크에서는 각종 폭력 사태로 올해 들어 벌써 5천300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달 들어서만도 600명 넘게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