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미술관협회 지에베 베이데 사무국장은 "해당 작품은 나치가 약탈했거나 압수 또는 협박하에 사들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들 작품의 반환은 도덕적 의무이며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나치 약탈 작품과 관련한 네덜란드 미술관들의 급작스런 발표는 그러나 2차대전이 끝난 지 70년이 다되어서야 체계적인 조사에 나선 이유가 무엇이냐는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아직 조사에 나서지 않은 다른 국가에서도 나치 약탈품이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을 시사해주고 있다.
나치 약탈품으로 의심되는 앙리 마티스의 1921년 작품 '오달리스크'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암스테르담 시립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번 조사에는 2차대전 이전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네덜란드내 모든 미술관이 참여했다.
미술관측은 61점의 작품과 관련된 20명의 약탈품 피해자 신상을 알아냈으며 후손에 연락하거나 찾고 있다고 밝혔다.
약탈 피해자에는 마티스 작품의 원소유자로 사망한 유대인 미술상 앨버트 스턴도 포함되어 있다.
약탈품으로 의심되는 그림은 네덜란드 화가 야콥 코이프, 인상파 화가 아이작 이스라엘, 모더니스트 화가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
도르드레히트 미술관이 2002년에 사들인 코이프의 1627년 그림 '아이와 함께 있는 양치기 여인'은 수십년간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으며 최근 조사 결과 나치에 협조한 한 은행이 유대인 여성에게 판 것으로 밝혀졌다.
약탈 미술품 반환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하에 1998년 워싱턴에서 관련 국제회의가 열린 이후 약탈 미술품 조사에 나선 국가는 네덜란드가 처음이 아니다.
워싱턴 회의에 참석한 44개국 대표들은 나치가 약탈한 미술품을 공개하고 반환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미국과 영국은 전국 규모는 아니지만 많은 미술관들이 이미 철저한 조사를 통해 약탈 미술품을 반환했으며 독일은 정부 주도로 전국적인 조사가 진행중이다.
네덜란드의 이번 조사는 두 번째로 2006년의 조사는 2차대전 기간에 팔고 산 작품에 국한해 이뤄졌다.
조사위원회를 이끈 위트레흐트대학 루디 에카르트 미술사 교수는 "우리가 나치 약탈 미술품을 처음 조사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많이 늦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약탈 미술품 관련 소송을 담당해 온 런던의 크리스 마리넬로 변호사는 "네덜란드 당국의 이번 조사에 박수를 보내지만 지금까지 뭐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가 약탈 미술품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치 약탈품을 반환해야 한다는 국제여론에도 불구, 러시아는 2차대전중 획득한 미술품은 정당한 '전리품'이라며 반환을 거부하고 있고 스위스도 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 은행금고에 숨겨져 있을 가성성이 있는 약탈품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