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 중인 코레아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스노든이 정식으로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면 이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스노든이 에콰도르 영토 안으로 들어온다면, 예를 들어 외국에 있는 공관으로 와서 망명을 요청한다면 우리는 그의 (망명) 신청을 접수하고 법적 측면을 고려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스노든 문제를 논의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앞서 지난 6월 런던 주재 에콰도르 영사는 스노든에게 난민증명서 등 망명 관련 통과·입국서류를 발급했다.
그러나 에콰도르 정부는 이 서류에 정부 차원의 효력이 없다며 공식 인정을 거부하면서 스노든이 에콰도르 영토에 들어오면 망명 수용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은신했던 홍콩에서 러시아로 이동했던 스노든은 미국 여권이 말소당한 데 이어 에콰도르의 통과 서류까지 인정받지 못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 환승 구역에 한달여 발이 묶였다가 8월1일자로 러시아 임시망명을 허가받았다.
코레아 대통령은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1년 넘게 머무르고 있는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0·스웨덴)의 거취에 대해서는 영국과 스웨덴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산지의 상황은 영국과 스웨덴이 결단을 내리면 내일이라도 해결될 수 있다"며 "에콰도르는 어산지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용하고 필요한 절차 등 해야 할 모든 것을 이행했다. 현재로서는 어산지의 운명은 스웨덴과 영국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어산지의 망명과 관련해 국제사법재판소(ICC)에 영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계획 또한 어산지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