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동군 731부대, 민간인 거주지역에 '페스트균' 살포

서울대 서이종 교수가 극비문서 분석한 결과 드러나

세균 무기를 개발하려고 잔혹한 생체 실험을 한 것으로 악명 높은 일제 '731부대'가 중국 내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 세균을 살포하는 실험을 해 수천명을 숨지게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대 사회학과 서이종 교수가 발표한 '일본관동군 제731부대의 생체실험 대상자 동원 과정과 생명윤리' 논문에 따르면 이 부대는 1940년 6월 4일 중국 지린(吉林)성 눙안(農安)현에 페스트에 감염된 벼룩 5g(약 1만 마리)을 살포했다.

이로인해 눙안현에서는 3주 후 8명, 100일 후 607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신징(新京), 첸궈치(前郭旗), 정자툰(鄭家屯) 등 지린성 일대에서 이런 세균 실험으로 지역 주민 2,500여명이 사망했다.

특정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세균실험은 세균의 효과를 검증하는 동시에 대규모 감염을 통제해 일본군의 피해를 줄이는 방역 통제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서 교수는 분석했다.

아울러 일본군이 전쟁포로가 아닌 항일활동가와 사상범 등을 '특수이송' 명목으로 731부대에 보내 생체 실험 대상으로 삼은 정황도 드러났다.

서 교수는 중국 하얼빈 731부대 연구소에서 보관하던 731부대 가네코 준이치(金子順一) 소령이 작성한 논문 등 극비 문서를 분석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문건을 근거로, 731부대가 민간인 거주지역 일반인을 대상으로 생체실험한 사실을 규명한 것은 처음"라며 "부대는 눙안현에서 세균전 전초 실험을 하며 중국 본토에서의 대규모 세균전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731부대의 정식 명칭은 '관동군 방역급수부'로, 1932년부터 1945년까지 중국 하얼빈 일대에 주둔하며 생체 해부 실험과 냉동 실험 등을 자행했다.

당시 이 부대는 중국인과 한국인, 러시아인 등 전쟁 포로에게 발진티푸스와 콜레라, 기타 세균 등을 주입해 세균전 실험을 했다고 학자들과 당시 부대 관련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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