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고 8개월이 넘도록 NLL 공방, 대화록을 둘러 싼 각종 논란, 국정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의혹 등의 터널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정권 출범 1년의 대부분을 소진하고 있다. 실타래처럼 얽힌 정국을 풀지 않고는 민생과 남북관계, 외교 등 대내외적 현안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음은 불문가지다.
여권이 나서야 한다. 새누리당은 국정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의혹에서 국가 기구 감싸기로 일관해서는 안된다. 최근 검찰 수사팀장 교체에도 외압이 있다면 명명백백하게 드러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정원 의혹 규명을 약속하고,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으나, 이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한 것이다. 원론적 수준에서의 유감 표명도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는 재판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만 견지하지 말고, 책임자 처벌과 국정원 개혁 등의 포괄적인 입장을 밝히고, 최소한의 유감 표명 정도는 있어야 한다. 국정의 최고 사령탑으로서의 청와대의 침묵은 방관으로 비칠 수 있고, 정쟁의 해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야당의 문제 제기를 정쟁으로 마냥 치부해서는 더욱 안 된다. 여러 정황적 근거가 대선 개입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집권 세력답게 당당하게 응해야 한다. 민주당도 대선 불복의 의심을 살 수 있는 발언과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제 1야당다운 의연함 역시 민주당에게도 요구되고 있다. 엄중한 시기이다. 정국의 반전을 위한 여야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최창렬 (CBS 객원해설위원)